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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납금 없어져도 택시기사 관리·감독에 문제없을까요?
기사입력 :[ 2019-07-23 09:42 ]
택시 완전 월급제,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까

[김진석의 라스트 마일] 법인택시의 사납금을 완전히 폐지하고 완전월급제를 도입하는 법안이 지난 7월 12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과되었습니다. 이러한 월급제는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며, 서울시에서 우선 시행한 후 5년간 단계적 확대될 예정입니다.

사실 사납금제를 금지하기 위하여 여객운수사업법 21조에는 이미 법인택시 기사가 버는 모든 운송 수입금은 회사에서 관리하도록 명시가 되어 있으며, 이에 대해 택시회사가 낸 위헌 소송도 두 차례 기각(97헌마345,2008헌바75)된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사납금 제도는 변형된 형태로 계속 존재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법안 개정으로 인해 마침내 사납금 제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 사납금 제도의 문제점

사납금은 법인택시 기사가 매일 회사에 내야하는 일종의 약정 금액으로 그동안 택시기사의 지나치게 긴 노동시간, 불친절한 서비스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받아온 제도입니다.

현재 택시시장은 근본적으로 업체 간의 경쟁이 아닌 거리의 택시기사들 간의 경쟁입니다. 택시업체 입장에서는 이들로부터 높은 사납금을 받는 것이 회사의 수익을 높이는 쉬운 길이므로 사납금은 기사들에게 버거운 수준으로 책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일 소득이 정해진 금액에 달하지 못하면 차액을 월급에서 공제하기 때문에 기사들은 근무 시간 동안 어떻게든 이 금액을 채워야 하며, 혹은 근무 시간을 늘려서라도 채워야 합니다. 그래서 택시기사는 시간당 수익금이 높은 손님을 선호하거나 과속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 사납금 제도 정말 없어져도 괜찮을까?

물론 사납금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던 측의 논리도 일리가 있습니다. 이들의 주된 논리는 택시기사는 직업 특성상 성실히 영업하는지 감독할 방법이 없으므로 사납금 제도가 있어야만 열심히 일한다는 것입니다. 사납금 제도가 없으면 열심히 운행하지 않아도 어차피 월급 받는 건 똑같으므로 열심히 영업하지 않으리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 논리는 동기 부여를 위해 인센티브와 벌 중에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지, 인간은 감시 없이는 성실하지 않다는 전제가 인간의 주체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닌지 등 논쟁의 여지가 많습니다.



설사 이 논리가 과거에는 유효했다 하더라도, 지금은 기술적, 시대적 변화로 인해 더는 유효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기술의 발달로 인해 하루 동안 차량이 이동한 총거리, 위치, 손님을 태우고 이동한 거리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운행정보관리시스템(TIMS)도 있고 앱을 통해서도 가능합니다. 즉 사납금 제도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근로자의 성실성을 관리, 감독할 수 있습니다.

과거 택시 영업의 대부분은 배회 영업 형태였기 때문에 기사가 오늘은 이상하게 손님이 별로 없어서 실적이 좋지 않다고 말해도 검증할 방법이 딱히 없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카카오 택시 등 호출 기반의 영업 비중도 만만치 않게 높습니다. 이러한 택시 플랫폼들은 기존 택시기사의 필수 역량이었던 손님을 탐색하는 역할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초보 기사더라도 일의 효율성이 많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즉 손님이 없어서 영업을 많이 못 했다는 핑계는 더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택시는 아니지만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 타다의 경우도 사납금 제도 없이도 기술을 통한 관리와 호출 기반의 영업 방식을 통해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했습니다.



◆ 장기적인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는 계기

물론 사납금 제도가 없어지면 (기존의 인건비가 적절했느냐는 논외로 하더라도) 어쨌건 인건비가 높아지기 때문에 사업자들은 환영하기 어려우며 이로 인해 더는 사업을 존속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3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법인택시 조합)는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에게 공문을 보내 현 상황에서 정부 재정지원 없이는 전액관리제 시행이 불가능하다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긍정적인 외부 요인을 고려하면 감당 못 할 수준은 아니지 않을까요? 우버-카풀-타다 논란을 거치면서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중심은 택시로 명확히 정리되었습니다. 모빌리티 시장의 중요성은 앞으로 점점 더 커질 것인데 모빌리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택시와 협업하거나 택시면허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택시회사들은 앞으로 다양한 파트너들과 새로운 사업 기회도 많아질 것이고, 이도 아니라면 면허를 팔고 업종을 바꾸기도 유리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전액 월급제의 시행으로 인해 택시기사의 노동 시간이 줄어들고 노동 시간 대비 수입이 현실화되면 젊은 인력들이 유입되면서 택시업계의 구인난이 해소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궁극적으로 택시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어떤 산업이든 젊은 인력들의 지속적인 유입이 이루어져야만 산업이 건강하게 발전해나갈 수 있습니다. 베테랑의 가치도 소중하지만 베테랑만으로 팀을 꾸릴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안정적 수입이 보장되고 사납금으로 인해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택시기사의 서비스도 향상되어 국민의 호감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자본이 유입되어 다양한 형태의 택시 서비스가 생겨나면 택시시장 자체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어 산업이 발전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택시 완전 월급제가 기존 택시 산업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으로 가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진석

김진석 칼럼니스트 : 국내 자동차 제조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승차 공유 스타트업에서 사업 기획을 담당했다. 자동차 컨텐츠 채널 <카레시피>를 운영하며 칼럼을 기고하는 등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영역을 폭넓게 아우르며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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