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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대신 세단 구입한다고 촌스러운 거 절대 아닙니다
기사입력 :[ 2019-07-28 10:12 ]
과연 지금 세단을 사도 되는 걸까?

[나윤석의 독차(讀車)법] 최근 기아자동차의 상반기 실적 발표가 있었습니다. 판매대수는 약간 줄었는데 매출은 반대로 소폭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70% 이상 늘어났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리둥절할 정도로 비정상적입니다. 판매량이 소폭 줄었는데 매출액은 반대로 소폭 늘어난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차량의 평균 단가가 올라갔다는 뜻이니까요. 비싼 차를 많이 팔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수익성이 무려 70%나 개선되었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수치입니다.

설명은 매우 간단했습니다. ‘미국에서 텔루라이드가 잘 팔린다.’ 물론 텔루라이드라는 차종 하나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텔루라이드의 기여도가 꽤 컸던 모양이라는 점은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6만대 수준인 텔루라이드의 생산능력을 8만대로 늘리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서 그 파괴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SUV는 소비자들이 원하고 회사는 더 많은 이익을 볼 수 있는 모델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세단을 새로 구입해도 괜찮을까요? 이런 궁금증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한 번 정리해 봅니다. 현재의 상황, 그리고 아주 가까운 미래에는 어떻게 될까 생각해 보겠습니다.



◆ 가격

현재는 세단이 동급 SUV에 비해 저렴합니다. 스펙이 같다고 할 경우 SUV는 대체로 200만원 전후로 비쌉니다. 그런데 스펙이 같은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동급이라고는 하지만 SUV가 더 무겁기 때문에 성능이 좋은 엔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젤 엔진을 주로 사용하는 것도 가격 상승 요인입니다. 그래서 주로 많이 팔리는 트림끼리 비교한다면 가격차는 더 벌어져서 중형 모델의 경우는 4~500만원 차이까지도 늘어납니다. 즉, 현재는 세단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SUV가 주도하고 있는 세그먼트 파괴 현상이 이런 가격차를 상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준중형 세단 시장을 소형 SUV인 셀토스가 넘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결론은 ‘아직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예를 들어 K3는 가솔린 1.6 모델이 1582만원부터 2400만원대인데 셀토스 1.6터보는 전륜구동이 1929만원부터 2900만원대까지 가격을 형성합니다. 즉 세그먼트를 파괴하면서 차체 크기와 스펙이 높아지고 파워트레인도 강화되면서 결국은 가격도 세그먼트를 파괴해 버렸다는 겁니다. 물론 위기에 처한 준중형 세단이 매우 공격적인 가격으로 승부하는 점도 고려되어야 하겠지만 어쨌든 결과가 이렇습니다. 다시 한 번 현재는 세단이 유리하다는 결론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럴 수 있을까는 불투명합니다. 이제는 SUV가 주류 모델이 되어가기 때문에 세단은 다른 살 길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쏘나타가 패밀리 세단의 자리에서부터 해방되기를 원한다는 현대차의 메시지를 보았습니다. 디자인도 세련되어지고 사양도 올라갑니다. 따라서 세단은 대중 브랜드의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앞으로 프리미엄 모델의 성격을 갖게 될 것이므로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SUV보다 더 높습니다. 따라서 미래에는 SUV와 세단의 가격차가 지금보다는 좁아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 고급차라면?

고급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세단의 수요가 높습니다. 프리미엄 시장의 고객들은 세단 대신 SUV를 구입하는 대체 구매라기 보다는 세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SUV를 추가로 구입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기도 합니다. 21세기 들어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데에 이런 이유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따라서 고급차 시장에서는 시장의 흐름보다는 자신의 취향이나 용도에 맞춰서 구매하시는 것이 올은 선택입니다.

한 가지 변수가 있다면 프리미엄 SUV의 가격 인상 요인입니다. 프리미엄 대형 SUV들은 대체로 많이 크고 무겁습니다. 평균 연료 소모율이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같은 환경 규제에 대응해야 하는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골칫거리입니다. 그래서 요즘 PHEV 등의 친환경 고효율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현재는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하여 이익을 줄여서 일반 모델들보다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이 모델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온다면 가격은 회복될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 요인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 디젤 세단은?

디젤 세단의 미래는 밝지 않습니다. SUV에게는 디젤 엔진이 여전히 중요합니다만 세단에게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년부터 시행될 유로 6 스텝 d가 실행되면 디젤 엔진은 더 많은 배출가스 전처리 – 후처리 장치를 필요로 하고 가격은 더 올라갑니다. 이미 가솔린 모델 대비 300만원 정도의 가격차가 있는 디젤 엔진이 더 비싸진다면 가격 경쟁력에서도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이브리드 모델이 상대적 가격 경쟁력을 얻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시내에서 주로 다니는 분들에게는 경제성에 관한 한 디젤 엔진은 의미가 사라졌습니다. LPG가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개방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디젤 세단은 장거리를 주로 다니는 소비자들이 아니라면 굳이 선택할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장거리 고속도로 주행이 많은 분들에게는 우수한 연비와 주행 성능을 가진 디젤 세단이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디젤 SUV들은 세단의 조종 성능을 가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세단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입니다. 그리고 요즘 뜬다는 SUV 대신 세단을 고수하는 것이 뒤떨어진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세단들은 앞으로 SUV보다 더 급격하게 변신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격은 올라갈 겁니다. 이제는 세단이 무난한 선택으로 남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나윤석 칼럼니스트 :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트레이닝, 사업 기획 등 분야에 종사했으며 슈퍼카 브랜드 총괄 임원을 맡기도 했다. 소비자에게는 차를 보는 안목을, 자동차 업계에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일깨우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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