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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 데이비슨 vs 인디언, 가장 미국적인 모터사이클은?
기사입력 :[ 2019-07-29 09:44 ]


출생지에 따른 모터사이클 브랜드 특성 (1) 미국

[최홍준의 모토톡] 아메리칸 크루저라는 장르가 있을 만큼 미국산 모터사이클은 특징이 확실하다. 넉넉한 배기량과 거대한 차체, 낮게 뻗은 자세로 장시간 주행에 특화된 스타일이 있다. 북미대륙은 곧게 뻗은 직선 도로가 한없이 이어진 곳이 많기 때문에 장시간 주행이 편안해야 했다. 그것도 코너나 교차로가 없는 직선도로로 말이다. 물론 높은 산들도 많아 와인딩 능력도 있으면 좋지만 어디까지나 미국산 모터사이클들은 와인딩이나 단거리 주행이 아닌 오직 장거리 크루징에 집중해서 만들어졌다. 크루저라고 하는 장르 자체가 미국을 위한 것이었고 아메리칸 크루저라고 하는 장르가 할리 데이비슨이라는 브랜드를 가리키는 말이 되기도 했다.

미국은 1900년대 초반부터 모터사이클을 만들어온 나라이며 그네들의 땅에서 달리기 좋도록 높은 배기량과 편안한 라이딩 포지션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표적인 브랜드로 누구나 알고 있는 ‘할리 데이비슨’과 미국 모터사이클의 전형이라 불리는 ‘인디언’ 등이 있다.



◆ 할리 데이비슨

미국의 상징이자, 모터사이클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 할리 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어떻게 생긴 것이 할리 데이비슨의 모터사이클인지는 알 정도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 크고 넉넉한 형태는 장거리 주행을 위한 것이다. 최근에는 시내나 와인딩 위주로 만들어진 모델도 있지만 할리 데이비슨의 주목적은 어디까지나 크루징이다.



현재 라인업에서는 엔트리 클래스를 제외하고는 전부 1000cc를 넘어 2000cc에 더 가까운 배기량을 가진 모델들로 구성되어 있다. 게다가 V트윈 2기통 엔진 또한 큰 특징이다. V형 2기통 특유의 고동과 박력은 할리 데이비슨만의 특징이 되었고 전 세계의 모터사이클 브랜드가 부러워하는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가지게 되었다. V형 2기통의 박동과 배기음을 말발굽 소리에 빗대곤 한다.



한때 일본제 브랜드들이 가격과 정교함을 무기로 비슷한 스타일의 크루저들을 만들어 북미 시장에 대거 도전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꽤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할리 데이비슨만이 가지고 있던 투박한 매력을 섬세함으로 뚫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정교함이 감성까지 이겨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할리 오너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로 경영난에 빠졌던 회사가 살아난 적도 있을 만큼 미국인들의 할리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게다가 미국 대통령 트럼프마저도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할리를 꼽으며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 기술적으로만 본다면 할리 데이비슨의 메커니즘이 최신의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차체 무게나 엔진의 형식, 서스펜션이나 핸들링 등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도록 정교하게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할리 데이비슨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은 이 모든 것들을 감수하도록 만들고 있다.

1903년부터 시작된 할리 데이비슨은 오랜 시간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길러왔다. 그러나 이제는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연료 공급 방식이 환경규제로 인해 카뷰레터 타입에서 전자제어 인젝션으로 바뀔 때도 할리만의 감성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인젝션화된 지금 더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으며 오너들의 만족도도 높다. 오히려 불편했던 과거 기술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편리한 기술을 추가하는 편이 더 많은 사람을 만족시킨 것이다.



지금은 인젝션화보다 더 큰 변화의 시기이다. FXDR114를 비롯해 기존 할리 데이비슨의 스타일을 무너트린 모델들이 선보이고 있다. 다행히 기존 오너들은 반발하지 않았고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새로운 입문자들도 달라진 할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트랜드를 미리 읽었다고도 할 수 있고 기존의 틀에만 얽혀있지 않았다는 점이 우호적으로 받아들여졌을 수도 있다.

할리 데이비슨은 추후 스트리트파이터 장르나, 듀얼 퍼퍼스 장르에도 도전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오랫동안 고집을 부려왔지만 변해야 할 때는 적극적으로 임하는 태도는 미국이라는 출생지답게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다.



◆ 인디언

1901년부터 시작된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역사는 미국 모터사이클 산업의 역사나 다름없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모터사이클 브랜드이며,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이보다 역사가 긴 브랜드는 찾기 어렵다.

한때 세상에서 가장 빠른 모터사이클의 타이틀을 다수 가지고 있었지만 할리 데이비슨과의 경쟁에서 패해 쇠락의 길을 걸었었다. 그 경쟁은 레이스나 판매고에 대한 경쟁도 아닌 군납이라는 다분히 미국적인 경쟁이었다.

2차 세계대전에서 많은 수의 모터사이클이 사용됐다. 독일군이 전차를 이용한 전격전에서 첨병을 비롯해 정찰이나 전령 등 효율적으로 모터사이클 부대를 운용했다. 이를 노획한 러시아나 서방국가들이 카피 모델을 만들 정도였다. 미국 육군도 마침 모터사이클 부대를 운용하기 위해 여러 브랜드에 입찰 공고를 했고 이에 매달린 브랜드가 바로 인디언이었다. 이미 프랑스 군용으로의 납품을 성공시켰던 인디언은 사활을 걸다시피 해 납품에는 성공했지만 전체 대수의 1/3정도였다. 군용으로 사용되었던 모델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특정 모델에만 치중했던 탓인지 사세가 점차 기울었다. 이후 여러 곳으로 이름이 팔려 다니게 되었고 2011년 폴라리스 인더스트리에 매각된다.



ATV와 스노모빌로 이름을 알리던 폴리라스는 이미 빅토리라는 모터사이클 브랜드를 만들어 활동 중이었다. 그러나 뒤늦게 시작한 모터사이클 산업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이유를 히스토리에서 찾았다. 인디언을 인수한 뒤에 체계적인 수순으로 빅토리 브랜드를 없애고 인디언에 집중하게 된다.

이와 함께 인디언은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전통의 스카우트 시리즈부터 치프 시리즈 등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모터사이클 브랜드라는 이름에 맞는 미국적인 디자인과 스타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인디언 역시 아메리칸 크루저를 지향한다. 고동감 있는 거대한 V트윈 엔진과 넉넉한 차체, 유선형으로 바퀴를 감싸는 펜더 등은 본래 아메리카 대륙의 주인이었던 인디언들의 이미지를 집어넣었다. 더불어 다분히 미국적인 레이스, 드랙 레이스나 더트 트랙 레이스 같은 결과가 빨리 나오고 과정이 단순명료한 레이스를 떠올리는 이미지를 첨가했다.



미국은 넓은 땅덩어리를 가진 대륙 국가이다. 그곳에서 태어난 모터사이클은 기본적으로 장거리 주행 능력이 필수이다. 직선도로가 많기 때문에 직진 안정성을 우선시 하고 좁은 도로를 다닐 것을 염두에 두지 않기 때문에 휠베이스가 길고 큰 바퀴도 특징이다. 발을 앞으로 뻗는 포워드 스탭, 엉덩이 전체를 감싸는 시트, 낮은 시트고와 큰 배기량의 엔진, 장시간 주행해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엔진 필링 등 아메리카 대륙에서 진가가 나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칼럼니스트 최홍준 (<더 모토> 편집장)

최홍준 칼럼니스트 : 모터사이클 전문지 <모터바이크>,<스쿠터앤스타일>에서 수석기자를 지내는 등 14년간 라디오 방송, 라이딩 교육, 컨설팅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더 모토> 편집장으로 있지만 여전히 바이크를 타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아주 가끔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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