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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두 병 마신 듯한 졸음운전, 기술로 극복 불가능한가
기사입력 :[ 2019-07-30 09:49 ]
첨단기술 시대에도 졸음 정복은 불가능할까?

“고속도로 사고 1위는 10년째 졸음운전이 차지한다. 첨단기술 시대에도 여전히 원시적인 방법으로 졸음을 쫓는다.”



[임유신의 업 앤 다운] 원인을 없애느냐 결과를 처리하느냐는 쉬운 듯하면서도 어려운 문제다. 원인을 없앤다면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대부분 원인을 없애기는 힘들다. 결국 결과로 나온 행동을 처리해서 원인이 된 문제를 덮어버린다.

운전할 때 위험을 초래하는 요소는 많다. 음주운전, 난폭운전 등 명백한 잘못은 운전자가 하지 못하도록 하면 된다. 졸음운전은 좀 다르다. 사고 위험성이 매우 높지만 졸음운전 자체가 위법은 아니다. 언제 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졸음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운전대를 잡지 말라고 하기도 힘들다. 운전할 때 졸지 않으면 가장 좋지만 신체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을 스스로 조절할 수도 없다. 계속해서 졸리면 잠깐이라도 눈을 붙여야 하는데, 운전하는 도중에 잠시 눈 붙일 곳을 찾아 쉬기는 쉽지 않다.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고속도로 사고 원인 1위는 졸음운전이다. 4년간 1만74건이 발생했고 457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대부분 나라에서 고속도로 사고 원인 1위는 졸음운전이 차지한다. 졸음운전은 매우 위험해서 치사율이 18.5%에 달한다. 과속사고의 2.4배다. 졸음운전은 혈중알코올농도 0.17%로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소주 두 병을 마신 상태다. 시속 100km로 달리면서 존다면 1초 동안 28m를 운전자 없이 달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졸음운전은 매우 위험하지만 졸음을 방지하는 확실한 기술은 나오지 않았다. 졸음을 판단해 경고하는 수준이다. 운전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거나 홍채의 움직임, 호흡이나 맥박 등 신체 상태를 파악해 졸음 여부를 판단한다. 요즘 나오는 졸음 관련 기능은 대부분 운전자가 피로한 상태라고 판단하면 휴식을 권고하는 데 그친다. 조금 더 발전했다고 해도 진동이나 소리로 경고를 보내는 정도다.



운전자 보조 기능도 넓게 보면 졸음 관련 기술이다. 졸음으로 인해 차의 움직임이 이상해졌을 때 위험을 막는다. 졸다가 차선을 벗어나면 원래 차선으로 방향을 틀고, 앞차와 충돌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거나 멈춘다. 졸음에 대비한 기술은 아니지만 졸음운전에 효과적으로 대처한다. 일부 업체는 아예 졸음 방지와 운전자 보조 기능을 접목한 기술을 선보이기도 한다. 졸음이라고 판단하면 운전자 보조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해 위험한 상황을 막는다.

운전자 보조 기능이 졸음 사고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오히려 졸음에 주의하는 마음을 느슨하게 하기도 한다. 기능에 의존해 운전 중 조는 데 익숙해지는 부작용이 생긴다. 운전자 보조 기능은 말 그대로 보조 수단이다. 아무리 많은 운전자 보조 기능을 갖췄어도 완전 자율주행이 아닌 이상 차 안에서 졸면 위험하다. 자율주행도 단계가 높아야 졸음 위험도 사라진다. 운전자 개입 없이 자동차가 알아서 달리는 4단계 이상은 돼야, 운전자가 졸아도 차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런데 자율주행 기술이 완전히 자리 잡으려면 멀었으니 졸음운전에서 해방될 날은 당장에 오지 않는다.



휴식 권고나 운전자 보조 기능이 발달해도 졸음 자체를 막지는 못한다. 요즘 같은 기술 발달 시대에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니,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졸음 방지 모드 버튼을 누르면 맑은 정신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거나, 잠이 확 달아나는 어떤 기능이 작동해서 절대 졸지 않게 한다면 졸음 걱정 없이 도로로 나갈 수 있을 터다.

현재 운전자가 졸지 않기 위해 통용되는 방법은 원시적이다. 평상시 잠을 충분히 자고, 졸음을 유발하는 음식이나 약물은 먹지 말고, 졸리면 휴게소나 졸음 쉼터에서 잠시라도 눈을 붙이고, 환기를 자주 하고 등등. 좀 더 적극적으로 해봐야 껌을 씹거나 음악을 크게 트는 방법 등이다. 졸음 막는 확실한 노하우라도 있다면 널리 소문이라도 퍼졌을 텐데, 그렇지도 않으니 졸음은 여전히 정복하기 힘든 문제라는 사실이 분명하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졸릴 때 자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실행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정기 노선을 달리는 운전자는 졸린다고 아무 곳에서나 쉴 수 없다. 시간에 쫓기는 운전자는 졸음운전이 위험한 줄 알면서도 쉬지 않는다. 이런저런 이유로 졸린 데도 계속 달리는 차가 많다. 단순히 도로에서 휴식을 보장하거나 권장하는 일 외에도 졸음운전을 하지 않도록 하는 사회·경제적인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 졸음이라는 단순한 신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은 물론 각 분야가 나서야 할 판이다.

자동차 기술은 날이 갈수록 발달한다. 성능, 효율성, 친환경, 자율주행 등 시대마다 과제를 해결해가며 발전했다. 졸음 방지는 해결 과제로 삼기에는 중요도가 떨어질까? 10년째 고속도로 사고 원인 1위라면 이보다 중요한 문제도 없다. 졸음을 해결할 자동차 기능이 나와야 할 때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임유신 칼럼니스트 : 자동차 전문지 <카비전>, <모터 트렌드>, 등을 거쳤다. 얼마 전까지 글로벌 NO.1 자동차 전문지 영국 BBC <탑기어>의 한국판 편집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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