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News 주요뉴스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자동차의 압도적 신기술들
기사입력 :[ 2019-08-27 11:08 ]


진정한 자동차 신기술이란 무엇인가

[김태영의 테크 드라이빙] 자동차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에는 없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신기술은 도전적인 영역이고, 모든 관점에서 혁신을 요구한다. 이런 상황에선 처음으로 상용화되는 기술(혹은 브랜드)은 상징적이다. 하지만 재정적인 문제나 기술적인 완성도 측면에선 신기술은 분명 패스트 팔로어에게 유리한 영역이기도 하다. 이런 다양한 배경에서 최근 등장한 신기술 중에서 주목할 몇 가지를 짚어본다.



◆ 자전거 헬멧 충돌 테스트 개발

볼보는 3점식 안전벨트를 비롯해 측면 보호 에어백, SUV 전복 방지 장치, 저속 추돌 방지 등 다양한 안전 신기술을 세상에 내놨다. 이런 안전 기술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 볼보는 기존엔 없는 다양한 실험을 시행했다. 최근 등장한 자전거 사용자 헬멧 충돌 테스트가 대표적이다. 이 테스트는 스웨덴 스포츠용 보호 장비 브랜드 POC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자동차 브랜드 중에선 세계 최초의 시도다. 목적은 간단하다. 자동차와 자전거가 충돌할 때 자전거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충격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앞으로의 새로운 안전 기술 개발하는 것이다.



테스트는 실제처럼 진행된다. 자전거 헬멧을 쓴 인체 모형을 다양한 속도와 각도로 볼보자동차 전면(후드)에 충돌시킨다. 아주 원초적이지만, 보행자의 머리에 전해지는 충격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현재 자전거 헬멧 테스트는 일정한 높이에서 제품을 떨어트리는 단순한 구성이 전부다. 게다가 자동차와 사고가 나는 상황은 시뮬레이션으로 고려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볼보는 이 테스트에서 얻은 모든 데이터가 앞으로 자동차 분야 외에도 POC처럼 헬멧을 만드는 모든 제조사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

2014년 랜드로버는 ‘투명 보닛’이라는 컨셉트 기술을 선보였다. 자동차 앞 범퍼 하단과 양쪽 사이드 미러에 달린 광각 렌즈가 자동차 노면을 촬영, 앞 유리창에 헤드업디스플레이 방식으로 노면 상황을 비춰주는 기술이었다. 5년이 지난 지금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통해 관련 기술의 완성형을 선보이고 있다. 바로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ClearSight Ground View)가 그것이다.

이 기술은 앞서 설명한 방식을 그대로 활용하지만,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 전방 180도 시야각을 제공한다.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를 실행하면 마치 자동차의 앞부분이 완전히 투명해진 것처럼 보인다. 좁은 길이나 주차장 입구, 험로 등 운전자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운 곳에서 유용한 기능이다. 자동차 주변 360도를 보여주는 어라운드 뷰(닛산/인피니티) 기술이 지금은 프리미엄 시장에 널리 보급된 것처럼,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도 앞으로 여러 자동차 제조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신기술이라 예상된다.



◆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신기술 상용화’란 부분에서 현대자동차만큼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제조사도 드물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전통적인 내연기관과 미래 모빌리티 모두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앞으로 시장에서 주목받을 신기술을 다양하게 흡수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연속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 CVVD(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가 이런 과정에서 나온 대표적인 신기술이다. CVVD는 엔진 출력과 연비, 연소에 도움을 주는 기존 가변 밸브 제어 기술의 개념을 사용하면서도 구조적으론 완전히 새롭다. 단순한 기구로 밸브의 여닫힘 시점을 제어하거나 밸브의 개폐 깊이를 조절하는 것을 넘어서 보다 넓은 영역에서 장점을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기본 구조는 캠 샤프트에 모터를 사용한 가변 제어부를 조합한 것이다. 가변 제어부는 0.5초 만에 끝에서 끝까지 이동할 수 있다. 제어부가 이동하면 연결 링크의 중심이 바뀌면서 캠의 회전 속도가 변경된다. 쉽게 말해 각 밸브를 얼마나 오랫동안 누르는지를 주행 조건에 따라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현대차의 주장에 따르면 이 찰나의 조정으로 밸브가 열려 있는 시간을 약 1400단계로 제어할 수 있다고. 내연기관 엔진에 달린 기존 가변 밸브 기술은 성능과 연비라는 상반되는 조건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했다. 반면 CVVD는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 연소 특성을 완벽하게 변화시키며 출력과 효율성, 친환경 모두를 잡을 수 있다. 이 엔진은 곧 출시될 8세대 신형 쏘나타 터보, G1.6 T-GDi에 탑재될 예정이다.



◆ 포르쉐 타이칸의 시스템

브랜드 첫 완전 전기차 타이칸이 데뷔를 앞둔 상황에서 포르쉐가 내세운 주장은 다음과 같다. “혁신적인 자동차는 자동차 그 자체를 뛰어넘었을 때 이뤄진다.” 포르쉐는 타이칸을 단순 전기차로만 규정하지 않는다. 새로운 시대를 향한 전기차, 그 안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신기술로 새롭게 만들어간다. 고속 충전 네트워크가 대표적이다. 폭스바겐 그룹이 투자해 만든 조인트 벤처 아이오니티(IONITY) 연합을 통해 2019년 말까지 350kW 고속 충전기를 갖춘 충전소를 유럽과 미국 주요 거점 각각 400~500곳 이상 세운다는 계획이다.

타이칸 출시 즈음에는 세계 600여 개 포르쉐 전시장에 350kW 출력의 고속 충전기를 설치하고, 유럽의 각종 호텔, 편의 시설에 일반 교류 충전기를 2000개 이상 갖춘다. 350kW 출력의 초고속 충전기는 기존 고속 충전(50~120kW)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기술이자, 새로운 개념이다. 타이칸을 300km 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충전하는데 9분 정도면 된다.

제품의 혁신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타이칸은 ‘포르쉐 프로덕션 4.0’이라는 새로운 대량생산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진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주펜하우젠 본사에 새롭게 마련한 타이칸 생산 공장이 신호탄이다. 공장은 크게 모듈 제작, 도장 및 차체 공장, 조립 및 자재 물류 공간으로 나뉜다. 여기서 조립 및 자재 물류 공간의 경우 컨베이어벨트 생산 라인을 삭제했다. 대신 AGV(Automated Guided Vehicle)라는 자율 주행 로봇이 시스템에 맞춰 자동으로 움직이며 일을 처리한다.



타이칸 차체를 얹은 AGV는 작업 내용에 맞춰 작업대의 높이, 움직이는 속도, 이동해야 할 장소 등을 알아서 조정한다. 모든 것을 전용 소프트웨어로 정밀하게 추적하고 제어하기 때문에 인간의 머리나 시스템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아주 복잡한 작업이 가능하다. 예컨대 한 라인에서 다른 차종을 혼합해서 조립/생산이 가능하다. 또 이런 생산이 효율적일 수 있는 이유는 전기차라는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부품 수가 획기적으로 줄어든 덕에 부품의 모듈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블록을 조립하듯 로봇이 정해진 모듈을 차체에 툭툭 꽂아 넣으면 그만이다. 이런 식의 자동화는 효율적이며 정확하며, 차 가격을 낮추는 데도 도움을 준다.

이처럼 많은 자동차 회사가 지금도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 사고를 위해 다방면에서 고민하고 있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선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굳이 알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래엔 이 모든 기술이 또 다른 개념과 형태로 바뀌어 우리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기술의 원리를 몰라도 그것을 누리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신기술이란, 이렇게 또 다른 방식으로 새롭게 발전하는 것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태영

김태영 칼럼니스트 : 중앙일보 온라인 자동차 섹션을 거쳐 자동차 전문지 <카비전>, <자동차생활>, <모터 트렌드>에서 일했다. 현재는 남성지 <에스콰이어>에서 남자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주로 다룬다.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