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이상순 부부를 묘하게 닮은 볼보 XC90
2017-07-22 강희수·정덕현
화려함과 속 깊음의 조화, 볼보는 효리네 부부를 닮았다
볼보 XC90, V60 vs <효리네 민박> (2)
[강희수·정덕현의 스타car톡] 볼보자동차 하면 먼저 떠오르는 건 ‘안전’이다. 그래서 볼보를 끈다는 말 속에는 그 운전자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암묵적인 뉘앙스가 담겨있다. 안전과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볼보는 디자인을 별로 중시여길 것 같지 않은 이미지가 강하지만, 최근 들어 볼보 역시 그 이미지 변화를 시도했다. All-New XC90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수수해보이지만 튼튼하고 안전한 이미지를 가진 볼보가 물론 그리 과시적인 것은 아니지만 화려함 또한 더하게 됐다는 것.
그러고 보면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의 남편 이상순의 애마이기도 한 볼보가 등장하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상순의 수수함과 이효리의 화려함이 만나서 만들어내는 조화가 거기 등장하는 볼보XC90을 사뭇 닮았기 때문이다. <효리네 민박>에 등장해 눈길을 끄는 볼보 XC90에 대해 자동차 전문기자인 강희수와 대중문화 칼럼니스트인 정덕현이 수다를 나눴다.
정덕현(이하 정) : <효리네 민박>에는 자동차를 타고 가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사는 곳이 조금 외진 곳이기 때문에 이동할 때마다 볼보가 나오더라. 최근에 가장 눈에 띈 건 한 노부부를 제주도 공항에서 이상순이 픽업할 때 등장하는 볼보자동차의 모습이다. 사실 작은 차도 아니라 어느 정도 위압감을 줄만도 한데, 노부부를 태우는 이상순의 모습과 어우러져서 오히려 그분들을 배려하는 편안함 같은 게 묻어나더라.
강희수(이하 강) : <효리네 민박>에 나오는 ‘XC90’의 정확한 모델명은 ‘The All-New XC90 T8 인스크립션’이다. 볼보자동차의 SUV 라인업 중 최상위에 있는 플래그십 모델이다. 이상순, 이효리 부부는 이 차를 타고 시장을 보기도 하고, 민박을 할 손님들을 실어 나르기도 하며, 때로는 시트를 젖히고 편안하게 휴식을 갖기도 한다. TV 화면에 비친, 은은하게 밝은 시트의 색상이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느낌의 잔상을 남긴다.
정 : 이효리가 타는 차는 XC90이 아니라 본래 이상순이 끌던 V60이더라. 그런데 이 차도 화려해보이진 않아도 굉장히 편안한 느낌을 줬다. 이번에 이효리와 그 민박집 직원으로 들어온 아이유가 같이 바닷가로 반려견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차에 반려견들과 함께 어우러져 앉아 있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강 : 사실 볼보자동차는 All-New XC90을 출시하면서 크게 이미지 변화를 시도했다. 종전의 브랜드 이미지가 안전과 실용성에 치중 돼 있었다면, All-New XC90 이후의 볼보는 ‘스웨디시 럭셔리’를 표방하고 나섰다. 우수한 동력성능에 트레이드마크인 각종 안전장치들, 그리고 럭셔리에 어울리는 디자인까지 올뉴 XC90은 볼보자동차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정 : 그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과거 내 머릿속에 볼보자동차가 어딘지 각진 튼튼함 같은 실용성으로만 그 이미지가 남아있었는데, <효리네 민박>에 나온 차들은 그것과는 사뭇 다른 화려함이 있었다.
강 : 그런 점들이 시장에서도 이 모델의 성공을 가져왔다. All-New XC90은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안전’한 대신 ‘디자인’은 양보하고 지냈던 종전 모델들과는 달리 이 차는 ‘2015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를 수상할 정도로 디자인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그리고 아까 노부부를 태울 때 ‘위압감’이 아니라 ‘든든함’이 느껴지더라고 했는데, 바로 그런 점도 이 볼보의 중요한 특징이다. 물론 ‘럭셔리’라고 하지만 사람을 위압할 정도의 럭셔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럭셔리라면 볼보자동차가 애초에 취급도 하지 않았을 게다. 그들이 ‘스웨디시 럭셔리’라고 부르는 럭셔리는 타인을 배려하는 인간 중심의 철학이 바탕에 깔려 있다. All-New XC90이 TV 화면에서 수수한 일상 차림의 효리 부부와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이유가 이런 데 있다.
정 : <효리네 민박>에 나오는 XC90의 제원은 어떤가. 모든 면에서 어떤 강점들과 편의성을 갖고 있나.
강 : <효리네 민박>에 나온 차는 XC90 중에서도 ‘T8’이라는 이름이 붙은 모델이다. All-New XC90은 모두 3가지 종류의 엔진을 달고 출시 됐는데, 디젤 엔진은 D5, 가솔린 터보 엔진은 T6, 하이브리드 엔진은 T8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The All-New XC90 T8 인스크립션’은 하이브리드 엔진에 전기 충전 시스템을 갖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다. T6 모델을 구성하는 가솔린 엔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추다 보니 이 차는 엄청난 출력을 낸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가 다 동원 돼서 낼 수 있는 시스템 최대 출력은 400마력이나 된다.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이 5.6초에 불과하다. 최고 속도도 230km/h에 이른다.
정 :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가 같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강 : 4기통 2.0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은 주로 앞바퀴 구동력을 책임지고, 약 80마력의 전기 모터는 뒷바퀴를 구동하는 4륜구동 방식도 독특하다. 2,200~5,000rpm 구간에서는 가솔린 엔진이 최대토크 40.8kg.m을 발휘하고 0~3,000rpm의 낮은 엔진 회전구간에서는 전기 모터가 최대토크 24.5kg.m을 낸다. 전기 모터와 가솔린 엔진이 각자의 영역에서 구실을 하다가 최대 출력을 내야 할 상황에서는 두 파워트레인이 모두 동원 돼 최대 시스템 출력을 만들어 낸다.
정 : 전기 충전이 가능하다는 건 전기차로만으로도 운행할 수 있다는 뜻인가.
강 : 그렇다. 하지만 전기 배터리 용량이 큰 편은 아니어서 완충 후 달릴 수 있는 최대 주행거리는 도심에서 22km, 고속도로에서 20km다. 2015년에 글로벌 출시 된 차다 보니 그 사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순수 전기차 수준과는 차이가 있다.
정 : 가격이 만만찮을 것 같다.
강 : 물론 만만찮다. ‘The All-New XC90 T8 인스크립션’은 가격이 1억 1,020만 원이다. 하지만 그만한 편의성들이 많다. 볼보자동차가 자랑하는 ‘반자율 주행’ 시스템(파일럿 어시스트Ⅱ)도 달려 있다. 운전자는 운전대에 가볍게 손만 올려놓고 있으면 차가 알아서 일정 속도로 달리고, 도로 양 차선의 중앙지점으로 알아서 운전대를 돌려준다. 앞차가 속도를 줄이면 알아서 브레이크도 밟아 준다. ‘시티 세이프티’라는 이름의 긴급제동 시스템은 추돌 또는 충돌이 예상 될 때 차가 자율적으로 급브레이크를 밟아주도록 돼 있다. 인식 능력이 수준급인데, 추돌이 예상 되는 다른 차는 물론이고 보행자, 자전거, 덩치가 큰 동물도 인식이 가능하다. 또한 교차로에서는 반대편에서 진입하는 차와의 충돌 위험성도 감지해 낸다.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은 차가 알아서 주차를 해 주는 장치다. 전면과 후면에 설치 된 4개의 초음파센서가 주차 가능 공간을 확인한 뒤 스스로 운전대를 돌려 정확한 자리에 차를 주차 시킨다.
정 : 음악 하는 사람들이니 차량의 음향 시스템도 중요할 것 같다. 역시 차를 타는 맛 중에 중요한 것 하나가 음악이니 말이다. <효리네 민박>에도 인상적인 장면이 나오는데 첫 손님들이 낮에 외출했을 때 이효리와 이상순이 같이 시장에 갔다 올 때 차 안에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다. 강태구의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소리’라는 곡이 흘러나오는데 차 안에 마치 누운 것처럼 편안하게 앉은 이효리와 운전을 하는 이상순이 조용한 그 노래를 가만히 음미하듯 따라 부르더라. 이 차량의 음향 시스템은 어떤가.
강 : 정확히 봤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이 차량의 하이엔드 스피커도 자랑거리 중 하나다. 뉴 XC90 인스크립션 모델에는 영국의 하이엔드 브랜드 바워스&윌킨스(B&W, Bowers & Wilkins) 스피커가 사용 됐다. B&W 스피커는 대시보드와 1열 좌석의 양쪽 도어, 2열 좌석의 양쪽도어와 루프에 총 19개나 숨어 있다.
정 : <효리네 민박>에는 이동장면이 많아서 차량 내부가 자주 등장하는데 차를 타고 가는 것 같지 않은 편안한 승차감이 느껴진다.
강 : XC90에는 여러 모드의 주행이 가능한 장치들이 들어 있다. 주행 모드에 따라 차체의 높이를 자동적으로 조절해 주는 에어 서스펜션은 승차감을 책임져준다. 연료 절약형인 ‘에코 모드’를 선택하면 에어 서스펜션이 차체를 시속 100km까지는 10mm, 시속 100km 이상에서는 20mm까지 낮춰준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안락한 주행을 지시하는 ‘컴포트 모드’에서는 서스펜션 위치를 10mm 조절해 차체 포지션을 높이고 스포티한 주행에 적합한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시속 135km 이상의 속도에서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섀시 포지션을 20mm 낮춰준다. 또한 ‘오프로드 모드’에서는 언덕길을 내려갈 때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시속 10km이내로 속도를 유지해 주는 ‘경사로 감속 주행장치’가 작동한다.
정 : 스웨디시 럭셔리라는 말이 좀 실감나는 것 같다. 화려함이 있지만 실용성 또한 갖추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강 : 눈으로만 화려한 게 아니라 속까지 꽉 찬 보살핌, 그것이 바로 볼보자동차 ‘The All-New XC90’이 주창하는 럭셔리다. 마치 트렌드세터 이효리의 화려함과 이상순의 깊은 속내가 합쳐져 부부가 된 것처럼 말이다.
epilogue. 진정한 빛남은 진심에서 나온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겉치레는 결코 그 사람을 진정 빛나게 할 수 없다. 오히려 그런 겉치레를 걷어내고 진심에서 우러나온 어떤 말과 행동이야말로 그를 진짜 빛나게 하는 것들이다. 차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빨리 이동할 수 있는 그 편의성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그걸 타고 있는 이들의 안전이야말로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는 걸 진심으로 장착한 볼보는 이제 거기서 나아가 운전자가 어떻게 하면 더 편안하고 더 편리하게 운전할 수 있는가를 고민함으로써 ‘수수한 화려함’이라는 어찌 보면 공존이 어려운 가치를 획득해냈다. 그것은 모순이지만 그렇다고 추구될 수 없는 모순은 아니다. 이효리가 과거 ‘모순덩어리’라는 짧은 글로 표현한 것처럼, 자신을 솔직히 드러냄으로서 소박한 삶과 스타로서의 삶을 공존시켰듯이.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 x 자동차전문기자 강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