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예산으로 아반떼와 코나 놓고 고민하는 분들에게
2018-09-15 이동희
운전 재미와 경제성에서 가장 앞서는 차는?
[이동희의 자동차 상품기획 비평] 국산차 중에서 가장 판매량과 관심이 높은 부분은 컴팩트 SUV다. 현대 코나, 기아 스토닉과 르노삼성 QM3와 쌍용 티볼리, 쉐보레 트랙스 등 국산차 모든 브랜드에 모델이 있다. 물론 세그먼트 판매량 합계에서는 싼타페와 쏘렌토 등이 속한 중형 SUV가 1위, 그랜저가 속한 중대형 세단이 2위, 쏘나타와 K5 등의 중형 세단이 3위이고 실제 가격에서 경쟁하는 준중형 세단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2017년을 기준으로 할 때, 연간 판매량 합계에서 1만3000대 차이로 준중형 세단이 많았지만 올해 들어 8월까지 합계를 기준으로 할 때 그 차이는 약 9500대 수준으로 줄었다. 물론 연말까지 숫자를 정확하게 볼 필요가 있겠지만, 신형 K3와 페이스 리프트를 한 아반떼 등이 지난해 데뷔한 스토닉과 코나보다 새 차이면서 상품 구성이 더 촘촘해진 덕에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세단과 SUV를 마주 놓고 비교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체로 차를 구매할 때 차종을 정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따지기 때문에, 또는 전시장에서 상담을 받으면서 예산에 따른 구매 가능 차종 설명을 들으며 모델이 바뀌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게다가 가격이 비슷한 준중형 세단과 컴팩트 SUV는 실제 차를 봤을 때의 공간 차이가 느껴지기에 선택에 고민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같은 브랜드 안에서 준중형 세단과 컴팩트 SUV, 혹은 중형 세단과 준중형 SUV를 비교하는 것은 실제 구매에 도움이 된다.
먼저 가장 최근에 페이스 리프트 된 현대차 아반떼와 코나다. 길이X너비X높이를 기준으로 한 차체 크기는 아반떼가 4620X1800X1440mm이고 코나는 4165X1800X1550mm다. 폭은 두 차가 같고 높이는 코나가 110mm 높지만 길이에서 아반떼가 455mm 길다. 3박스 세단 구조인 아반떼가 트렁크 부분이 긴 것은 물론이고 앞쪽 범퍼도 더 튀어나와 오버행이 길다.
절대적인 트렁크 공간 크기에서도 리어 오버행이 거의 없는 코나보다 아반떼가 더 깊고 넓다. 물론 부피가 큰 짐을 싣거나 시트를 폴딩했을 때의 활용성은 코나가 유리하다. 때문에 차를 고를 때 본인의 평소 생활 습관을 고려해 좌우로 넓고 깊은 아반떼가 나은지, 혹은 위로 높은 코나가 편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좌우 바퀴 거리인 윤거는 아반떼가 앞/뒤 1563/1572mm이고 코나가 1559/1568mm다. 같은 차폭에서 아반떼가 조금 더 넓게 표시되지만 이는 아반떼는 기본형에 15인치 휠을, 코나는 16인치부터 기본이어서 생기는 차이다. 휠이 클수록 타이어의 폭도 넓어지는데, 이에 맞춰 휠의 중심선인 오프셋이 달라져서 생기는 차이다. 같은 16인치를 기준으로 하면 아반떼가 1555/1564mm가 되어 되레 코나보다 좁아진다. 역시 몇 mm 차이가 나지 않지만, 차고가 높은 SUV인 코나를 더 넓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휠베이스는 아반떼가 2700mm, 코나가 2600mm로 100mm 차이다. 이 정도면 뒷좌석 무릎 공간에서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또 달리기 성능에서도 코나가 더 경쾌하지만 직진 성능 등에서 안정성은 아반떼다 좋다고 할 수 있다.
아반떼는 배기량 1.6L 가솔린과 디젤, LPG 직분사 엔진 등 모두 세 가지 엔진이 있다. 코나는 배기량이 같지만 출력이 높은 가솔린 터보 엔진을 쓴다. 대체로 동급일 경우 SUV가 더 높은 가격표를 달더라도 시장에서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에, 코나는 자연흡기 엔진이 아닌 출력이 더 높은 터보 엔진을 썼다. 물론 아반떼의 경우 11월에 나올 아반떼 스포츠가 있기에 일반 모델은 성능보다 연비와 효율 쪽에 방점을 두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변속기도 마찬가지다. 코나는 상대적으로 값이 비싸고 주행 성능에서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는 7단 듀얼 클러치를, 아반떼는 IVT로 불리는 2세대 무단변속기를 쓴다. 역시 성능과 효율 중 어느 것을 선택 하느냐와 가격에 대한 저항 정도에 따라 만들어진 결과다. 물론 디젤 엔진은 동일한 구성이다. 아반떼는 여기에 렌터카용으로 직분사 LPG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얹은 구성이 추가된다.
때문에 연비는 꽤 차이가 난다. 아반떼 1.6 가솔린 + IVT의 조합은 가장 연비가 좋은 15인치 휠을 기준으로 복합 연비가 15.2km/L다. 반면 코나는 1.6터보 + DCT에 2WD 조합이 16인치 휠을 달고 12.6km/L다. 같은 엔진의 아반떼를 16인치 휠로 올려도 14.4km/L로 코나보다 1.8km/L가 더 좋다. 이런 차이는 고속도로 연비에서 조금 더 벌어진다. 같은 파워트레인과 16인치 휠 기준으로 아반떼가 16.8km/L인데 반해 코나는 14.9km/L다. 아반떼 15인치라면 이 차이가 2.4km/L(복합 연비)와 2.8km/L가 된다. 물론 코나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무래도 디젤이다. 16인치 휠을 기준으로 할 때 코나는 복합/시내/고속도로가 16.8/15.8/18.2km/L이고 아반떼는 17.8/16.3/19.9km/L다. 사실 디젤 엔진을 기준으로 한다면 두 차는 같은 파워트레인과 공차중량(1355kg)까지 똑같다. 때문에 연비 차이는 전면 투영면적을 통해 반영되는 공기저항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키가 큰 SUV가 가지는 어쩔 수 없는 한계다.
세부 사양과 가격을 살펴보자. 가장 기본형인 아반떼 스마트스트림 G1.6 스타일 트림은 1404만원부터 시작한다. 물론 이는 수동변속기를 얹은 모델인데 연비가 복합 14.0/도심 12.5/고속도로 16.2km/L로 별다른 장점이 없다. 운전 재미를 위해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 아반떼 스포츠 쪽을 고를 것이라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고 보면, 가격표에서 시작하는 숫자를 낮추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스타일 트림에 147만원인 IVT를 더한 1551만원이 실질적인 시작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코나는 7단 DCT까지 포함된 스마트 트림이 기본인데 차 값은 1860만 원이다. 이 두 트림에서 아반떼에는 운전석 무릎 에어백과 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이 있다. 코나에는 16인치 알로이 휠과 타이어(아반떼는 스틸 휠), 통합 주행 모드, 크루즈 컨트롤과 오토 라이트, 사이드 미러 전동 접이 기능이 추가된다.
등급을 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아반떼 스타일 트림에는 스마트 초이스가 있다. IVT와 스마트 초이스 패키지가 포함된 것으로 차 값은 1728만원이다. 여기에는 17인치 알루미늄 휠과 타이어, 통합 주행 모드와 오토라이트가 더해지고, 버튼 시동 스마트키와 스마트 트렁크, 전동 접이 사이드 미러 등 코나의 스마트 트림에 들어간 대부분의 기능이 포함된다. 또 스마트 트렁크, 후측방 충돌 경고 및 교차 충돌 경고, 1열 열선 시트 등 운전자에게 필요한 장비들이 더해진다. 인조가죽(25만원)과 디스플레이 오디오 패키지(61만원)를 더해도 1814만원으로 코나 기본형보다 싸다.
코나는 모던 트림(2057만원)으로 올라가더라도 후측방 충돌 경고 등 주행 보조 기능은 20만 원의 옵션이어서 가격차는 더 벌어진다. 물론 코나는 모던 트림에 가죽 열선 스티어링을 기본으로 하는 팝/테크/아트라는 서브 트림이 있다. 2184만원으로 가격이 올라가고 팝에는 17인치 휠, 전방 주차 보조와 운전석 전동 및 통풍 시트가 들어간다. 테크는 후측방 충돌 경고/교차 충돌 경고,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후방카메라를 포함한 7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레인 센서가 더해진다. 모던은 주로 외장과 관련되 업그레이드와 18인치 알루미늄 휠과 LED 헤드라이트가 핵심이다. 각각 플러스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다른 모델에 달린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데 59만~118만원이다.
아반떼는 스타일 기본형에 스마트 트림(1796만원)으로 가면 전방충돌 방지 보조 및 경고, 차로 이탈 방지 보조 및 경고, 운전자 주의 경고, 15인치 알루미늄 휠, 인조 가죽 시트와 앞좌석 열선, 가죽 스티어링 휠에 열선도 들어간다. 통합주행모드와 스마트 트렁크 등도 있어 스마트 초이스에 포함된 대부분의 옵션이 기본으로 달리는 셈이다. 코나의 모던 트림과 비교하려면 몇몇 옵션을 더해야 한다. 디스플레이 오디오 패키지(59만원), 스마트센스 패키지II(74만원, 보행자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교차 충돌 경고), 전방 주차 센서와 통풍 시트 등 앞좌석 중심의 편의 장비가 보강되는 컴포트 패키지I(69만원), 17인치 휠과 LED 헤드라이트 등이 있는 스타일 패키지I(113만원)까지 합치면 총 2111만원이 된다.
이와 같은 옵션으로 코나를 구성하려면 LED 헤드라이트가 있는 모던 아트(2184만원)에 플러스 패키지III(118만원)와 스마트센스 플러스(108만원)을 더해서 2410만원이 된다. 아반떼와 비교할 때 코나에 추가되는 것은 18인치 휠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정도이고 일반 크루즈 컨트롤이 달린다.
가격 구조로 볼 때 두 모델 모두 상위 트림으로 올라갈수록 가격차가 더 벌어진다. 파워트레인이 달라 운전 재미는 코나가 분명 낫다. 177마력의 터보 엔진과 123마력의 자연흡기 엔진은 출력 차이와 특성에서, 또 원가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본형에서는 사양을 거의 비슷하게 맞췄을 때 150만 원 정도 차이가 났지만 중간급 이상에서는 300만원 정도로 차이가 커졌다. 이런 경향은 처음에 설명한 것처럼 SUV라는 보디 형태에 따른 프리미엄을 크게 활용한 셈이다. 더욱이나 컴팩트 SUV는 절대적인 차체 크기나 연비 등에서도 준중형 세단보다 낫다고 할 수 없다. 때문에 2000만원 전후의 예산으로 차를 고르고 있다면 본인이 이 정도의 가격차를 감수하고서라도 SUV가 필요한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동희
이동희 칼럼니스트 : <자동차생활>에서 자동차 전문 기자로 시작해 크라이슬러 코리아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등에서 영업 교육, 상품 기획 및 영업 기획 등을 맡았다. 수입차 딜러에서 영업 지점장을 맡는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