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 등장할 독일 신차 소식 총정리

2018-12-06     이완
벤츠·BMW·아우디, 내년에는 어떤 차로 승부수 던질까

[이완의 독한(獨韓) 이야기] 2018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늘 그렇듯 자동차 시장은 매년 이맘때 다음 해에 등장할 신차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내놓는다. 그중 오늘은 독일 자동차 메이커들이 내놓을 2019년 신차 카드는 무엇인지, 제조사별로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 아우디

우선 아우디는 전기차 삼총사 소식이 가장 눈에 띈다. 아우디는 이미 지난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배터리 전기 SUV E-트론을 공개한 바 있다. 출력은 355마력 기본에 e-부스트 모드에서 402마력까지 올라간다. 여기에 2017년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한 E-트론 스포츠백 콘셉트카의 양산 모델도 공개된 후 판매에 들어간다.

E-트론의 5 도어 쿠페 버전이 될 이 모델은 408마력의 출력이 예상되고 있다. 사륜구동 방식이 기본 적용되며, 독일 전문지 아우토빌트에 따르면 판매는 내년 가을부터 이뤄진다. 독일에서의 판매 시작가는 8만 유로(한화 약 1억 원)로 예상. 그리고 가장 최근에 공개된 E-트론 GT 역시 2019년 판매 얘기가 나오고 있다.

포르쉐의 첫 전기차 타이칸과 같은 플랫폼에서 나올 E-트론 GT는 타이칸보다 출력이 조금 낮은 590마력 전후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고, 1회 완충 시 최대 400km 주행이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E-트론과 E-트론 스포츠백에 비해 출시 일정은 불투명한 편이다. 이렇게 전기차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아우디는 올 11월부터 독일에서 본격 판매하고 있는 신형 Q3의 쿠페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Q4라고 부를 수도 있고, 아니면 Q3 스포츠백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수도 있다. 신형 Q3의 길이는 4484mm로, 1세대보다 약 100mm 길어졌다. 이는 벤츠 GLA, BMW X1, 볼보 XC40 등의 경쟁 모델들에 비해 더 긴 것으로, 그리고 다시 Q4(가칭)는 Q3보다 조금 더 긴 4.5미터 수준이 될 것이라고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는 전했다.



◆ BMW

BMW는 이미 내년에 출시될 주요 신차의 공개가 올해 거의 이뤄졌다. BMW에게 있어 어쩌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를 신형 3 시리즈, X 시리즈의 인기를 이어가 주길 바라는 대형 SUV X7, 그리고 1999년 이후 다시 등장한 8 시리즈 쿠페 등은 이미 론칭을 마쳤으며, 독일 등에서는 현재 매장에 전시차가 나와 있으며 주문을 받고 있다.

다만 신차가 고객의 집 앞에 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중에서 새롭게 시장에 뛰어드는 X7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의 특성상 X5조차 크다고 생각하는 유럽보다는 북미, 그리고 중국과 한국 등, 큰 세그먼트 자동차가 인기를 끄는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더 반응을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M8도 스포츠카 마니아들에겐 기대주라 할 수 있다. 650마력의 M8 컴페티션의 그릴과 시트, 스티어링 휠 등도 볼거리가 될 전망.



하지만 독일 현지에서는 왜건인 3 시리즈 투어링 출시에 관심이 조금 더 높은 느낌이다. SUV가 인기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중형급 세단의 경우 유럽에서는 왜건이 단단히 시장을 움켜쥐고 있다. M340i는 신형 왜건에도 적용되겠지만 아우디 RS나 벤츠 AMG와는 달리 BMW는 M3의 경우 2014년부터 세단에만 적용하고 있어 이번에도 M3 왜건 모델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참고로 유럽에서 M3는 신연비 측정법 통과 문제로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 메르세데스-벤츠

지난 10월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된 X5의 경쟁작 GLE는 현재 독일 등에서 주문을 받고 있지만 차량 인수는 내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벤츠의 첫 번째 전기차 EQC와 BMW 2 시리즈 액티브 투어러, 그란 투어러와 치열하게 경쟁할 B클래스 신형 또한 비슷한 일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신형 B클래스에 대한 독일 소비자의 관심이 높고 언론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콤팩트 라인업들도 새로운 모습으로 나올 예정이다. A클래스 해치백에 이어 A클래스 세단도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으며, 신형 CLA도 앞바퀴 플랫폼 MFA2를 통해 내년에 나오게 된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CLA와 함께 SUV GLA도 2세대가 2019년 등장할 수 있다. 무엇보다 너무 작다는 비판으로 인해 신형 GLA의 경우 덩치를 키우는 것이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실감은 떨어지지만 2019년 GLA 신형이 등장하고 나면 다음 해인 2020년에는 GLA 쿠페 출시 얘기도 나오고 있다. 좁은 뒷좌석과 작은 트렁크 때문에 끊임없이 이야기를 들어야 했던 이들 벤츠의 콤팩트 모델들이 과연 2019년에는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이 부분도 기대된다.



◆ 포르쉐

2019년 판매될 8세대 911(992) 공개는 처음 나온 지 55년이 된 올해 이뤄졌다. 겉모습 중 가장 큰 변화는 후미등으로, 파나메라, 그리고 새로운 마칸처럼 하나로 연결된 디자인이 적용됐다. 외부 디자인은 9세대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예고편으로 봐야 하겠지만 실내 변화는 외관에 비해 두드러졌다. 계기반의 가독성이 좋아졌고, 중앙에 자리한 커다란 디스플레이 아래, 특히 기어박스를 가득 채웠던 복잡한 버튼들이 정리됐다.

전면부 폭을 넓히고 타이어의 앞뒤 크기를 달리했으며, 변속기는 새롭게 개발된 것으로 7단이 아닌 8단 PDK2가 기본 적용되었다. 내년 3월 시작될 신형 911 카레라 S의 가격은 독일 기준 약 12만 유로( 한화 1억 5천만 원)다. 물론 터보 가솔린 엔진은 여느 차들처럼 새로운 EU 배기가스 규정에 대응하기 위해 ‘가솔린 분진 필터’가 장착되어 나오게 되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2023년은 되어야 출시될 것이라고 독일의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는 전했다.

카이엔 쿠페 버전도 출시된다. 회사를 살려낸 효자 SUV 카이엔은 이번에도 SUV와 쿠페 결합이라는 트렌드에 여지없이 발을 담갔다. 2.9리터 V6 엔진이 들어간 것은 440마력, V8 4리터급 엔진이 들어간 것은 550마력까지 출력이 나올 것이라고 한다. 더는 디젤을 내놓지 않기로 결정한 그들은 차후 462마력짜리 하이브리드 버전도 내놓게 된다. CO2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911이 현재 포르쉐 왕좌를 차지하고 있다면 순수 전기차 타이칸은 미래 포르쉐 왕좌를 노린다. 이미 콘셉트카를 통해 오래전부터 포르쉐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을 알렸고, 이를 위해 새로 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만드는 등, 철저히 준비해왔다.



600마력에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15분 만에 80%를 충전하게 된다. 완충 후 최대 주행 거리는 500km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0-100km/h는 3.5초를 넘지 않고, 매우 낮은 지상고와 더 낮아진 무게 중심으로 인해 뛰어난 주행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포르쉐는 최고의 전기 스포츠카가 될 것임을 자신했다.

이미 콘셉트카를 선보인 크로스 투리스모도 2020년 출시가 예정돼 있다. 아무래도 타이칸의 출시 일정을 고려해 아우디의 E-트론 GT의 출시일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포르쉐는 추펜하우젠 공장에서 연간 2만 대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폭스바겐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2019년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내놓는 것과 발을 맞춰 폭스바겐 역시 오래전부터 준비한 ID. 패밀리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세상에 나온다. 폭스바겐은 ID.라는 서브 브랜드를 만들어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로 했다. 전기차를 위한 투자액도 수조 단위로 최고 수준이다.

디젤 게이트로 박살이 났던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를 과연 이들 전기차가 얼마나 회복시킬지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 나온 얘기만으로 충분히 전기차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주자인 ID. Neo(가칭)는 골프보다 약간 긴, 콘셉트카와 비슷한 전장을 하고 나올 것으로 아우토빌트는 예상했다.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는 파사트의 휠베이스(2.78m)를 넘는 ID. 콘셉트카의 휠베이스(2.80m)를 언급하며 ID. Neo의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0-100km는 8초 이내가 될 것이지만 폭스바겐은 이 차의 최고속도는 160km/h로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얘기가 되는 완충 후 주행 거리는 300~500km 사이.

아우토빌트는 ID. Neo의 독일 판매 시작가를 25,000유로로 예상했다. 단순 환율로 계산하면 약 3천만 원이 넘는다. 하지만 유럽도 나라마다 부가세 비율이 다르고 세계 시장의 가격은 더 제각각이라 이 금액을 ID. Neo의 우리나라 판매가로 확정하는 것은 아직은 이르다. 경쟁 모델들의 가격도 고려할 부분.

ID. Neo가 이슈가 되긴 했지만 역시 독일 자동차 중 대중의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신형 8세대 골프의 등장일 것이다. 신형 골프와 그 파생 모델들의 위해 폭스바겐은 2조 3천억 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신형 골프에도 적용될 예정이며, 벤츠 S클래스에 적용된 이후 유행이 된 듀얼 대형 디스플레이가 이번 골프에도 당연히(?) 적용된다.

또한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사각지대의 위험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순수 전기차였던 E-골프는 ID. Neo의 등장과 함께 사라지게 된다. 폭스바겐이 전기차 브랜드로 커나가기 위해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하고는 있지만 어쨌든 그들의 핵심 모델은 골프이며 이런 방향성은 당분간 계속 유지될 것이다.



그리고 얼마 전 공개된 폴로 기반의 소형 SUV (전장 4107mm) T-크로스는 내년 3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 한국땅을 밟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T-크로스의 출현으로 폭스바겐의 SUV 영역은 더 넓어질 것이며 판매량 경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스타일은 이미 출시돼 판매 중인 티구안 아래급의 티록의 디자인과 닮아 있다. 실내는 화려한 디스플레이로 고급감을 높였고, 다양한 기능을 옵션으로 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폭스바겐 그룹의 주요 모델들인 아우디 A4, 폭스바겐 티구안과 파사트 등은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게 되는데, 변화의 폭이 꽤 클 것이라는 독일 내 보도가 있다. 아우디 A4는 A8과 A6 등에 적용된 디스플레이 방식으로 실내가 바뀌게 되며, 티구안과 파사트는 외관 변화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이완 칼럼니스트 : <모터그래프> 등에 칼럼을 쓰고 있으며 ‘이완의 카폐인’이라는 자동차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 살고 있으며, 독일의 자동차 문화와 산업계 소식을 공유하는 일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