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향한 발칙한 도발, 똑소리 나는 테슬라 모델 S P100D [올해의 자동차]
2018-12-10 김태영
<올해의 똑똑한 차> : 테슬라 모델 S P100D
미래형 자동차의 모든 것을 담아내다
◆ 올해의 똑똑한 자동차 - 테슬라 모델 S P100D
[올해의 자동차] 올해 ‘똑똑한 자동차’가 여럿 등장했다. 똑똑하다는 의미는 다양하다. 전기자동차처럼 차세대 에너지기술을 대폭 발전시킨 제품, 효율성을 극대화한 내연기관 기술, 첨단 신소재의 개발과 융합 등이 여기에 속한다. 물론 모든 자동차가 이뤄낸 성과를 한두 마디로 정리할 수는 없다. 확실한 건, ‘전자제어기술’ 영역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었다는 사실. 한층 정밀하게 제어하는 각종 센서와 광범위한 영역까지 개입하는 소프트웨어의 결합으로 많은 자동차가 기술적으로 진일보했다.
실제로도 전자제어기술 측면에서 진보한 자동차가 대중을 매혹시켰다. 그 중에서도 심장이 멈출 만큼 강력한 인상을 준 차가 있다. ‘테슬라 모델 S P100D.’ 모델 S가 시장에 등장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이 차는 여전히 전자제어기술에서 시장을 이끌고 있다.
모델 S는 운전자를 보조하는 각종 첨단 주행장비를 두루 갖추었다. 국내에서는 제도적인 이유로 모든 기능을 활성화할 수 없지만, 고객이 원한다면 완전자율주행에 속하는 레벨4 수준의 기술적 지원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기술적 지원을 통해 고속도로처럼 일부 구간에서 자동차 스스로가 운전을 하는 ‘오토 파일럿(운전보조장치)’을 활성화할 수 있다.
오토 파일럿은 자동차가 주변 장애물을 인식하면서 운전하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뿐만 아니라 ‘자동 스티어링 휠 조정’과 ‘자동 차선변경’, ‘자동 긴급제동’, ‘자동주차 및 호출’ 등의 기능을 포함한다. 물론 이런 기술들은 최근 등장하는 프리미엄 자동차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실제도로에서 테스트해보면, 테슬라 모델 S만큼 정교하게 반응하고 제어되는 차는 드물다. 게다가 모델 S는 무선 인터넷 방식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Over-the-Air)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꾸준히 추가, 기존의 기능을 개선한다. 그러니까 사용자가 별도로 신경 쓰지 않더라도 매일 더 좋은 차로 업그레이드 된다.
앞서 P100D가 ‘심장이 멈출 만큼 강력한 인상’을 준 차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 차에는 ‘터무니없다’라는 뜻의 루디크러스(Ludicrous) 주행모드가 있다. 이 모드를 선택하면 배터리를 적절한 온도까지 가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 ‘준비완료’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와 함께 모터가 최고출력을 뽑아낼 준비를 마친다. 루디크러스는 세상을 향한 발칙한 도발이다.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으면 전기모터가 즉각적으로 모든 토크를 토해낸다. 앞뒤 바퀴에 달린 두 개의 강력한 모터가 광폭타이어를 통해 출력을 노면으로 전달한다. 그러면 P100D가 2.7초라는 찰나의 순간에 시속 100km까지 속도를 올린다. ‘헉’ 하는 소리를 내뱉을 시간은 없다. 마치 공간을 초월하듯 저 멀리 보이던 장소까지 갑자기 순간이동을 해버린다. 폭발적인 가속력은 그 어떤 슈퍼카에서도 느껴볼 수 없는 요소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전기가 통한 것처럼 온 몸이 짜릿하다. 폭발적인 가속력이 따분했던 일상을 놀이공원 청룡열차를 탄 것 같은 화끈함으로 바꿔준다.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구성된 차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을 것으로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내연기관 엔진이 뿜는 굉음 없이도 아드레날린이 폭발한다. 바로 이것이 미래형 자동차가 보여줘야 하는 진정한 똑똑함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지구를 구한다는 억지 주장보다, 실제고객에게 몇 배나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미래 지향 제품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기술의 최종목적지는 친환경이 아니다. 친환경은 무조건 만족시켜야 할 기본방향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의미의 미래형 자동차는 친환경은 기본으로 깔면서 또 다른 차별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모델 S P100D는 이런 방향성을 잘 제시하고 있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보세요. 그럼 우리가 만드는 흥미로운 미래가 얼마나 빠르게 다가올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마치 이런 메시지가 제품에 녹아있는 듯하다. 미래 지속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이건 아주 똑똑한 전략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