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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3’, 월드클래스 박정현도 주인공 자리 고집하지 않기에
기사입력 :[ 2019-08-05 13:31 ]


한 편의 음악 영화와 같은 완벽한 예능 ‘비긴어게인3’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JTBC <비긴어게인3>는 낭만적인 예능이다. 유럽의 유서 깊은 도시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좋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준다. 어쿠스틱 음악의 잔잔함 속에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휴양도시 소렌토를 중심으로 산타루치아 항구, 나폴리 등등 남부 이탈리아의 서정을 한껏 드러낸다. 그래서 동명의 영화에서 제목을 빌려온 것처럼 한 편의 감성적인 영화음악을 보는 듯하다.

그런데 <비긴어게인> 시리즈가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프로그램에 낯선 여행지에 처음 들어섰을 때와 같은 신선함과 설렘이 맴도는 공기를 불어넣은 이들은 시즌2에서 하림과 박정현을 중심으로 결성한 패밀리밴드다. 하림의 말을 빌리자면 제작진이 섭외 콘셉트를 이상하게 잡은 까닭에 아빠, 엄마, 오빠, 막내딸로 구성된 ‘패밀리밴드’가 탄생했다. 시즌3은 이들의 재결성으로부터 시작된다. 막내라인으로 활약한 헨리와 수현이 역시나 함께하고, 보컬과 기타가 가능한 김필과 임헌일이 새로이 합류해 하모니를 계속 이어간다.



패밀리밴드의 탄생은 <비긴어게인> 시리즈의 지향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20대 시절 음악동료로 만나 친구가 된 하부지 ‘하림’과 월드클래스를 입증한 보컬 박정현은 팀의 중심이면서도 주인공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 여기서부터 기존 <비긴어게인>과 작별하는 순간이다. 대부분의 곡에 모든 출연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참여해 사운드를 함께 만들어낸다. 역할분배도 공평하다. 수현이 노래를 할 때는 박정현이 코러스를 넣어주고, 선곡이나 편곡에서도 다재다능한 헨리가 뛰어놀 수 있도록, 김필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림과 헌일은 배려한다.

이런 편안한 분위기 속에 음악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마치 가족처럼 살뜰히 챙기고 함께하면서 호흡은 점점 무르익는다. 버스킹이 무산될 위기, 강한 바람에 보면대가 날아가고, 제작진의 음향 세팅 없이 즉흥적으로 진짜 버스킹을 여는 등 다양한 상황 속에서도 음악으로 대화하고 친해지려는 모습이 보인다. 그래서 공연은 더욱 흥미로워졌고, 이들이 보여줄 다음 여정을 궁금하게 만든다.



자신을 뽐내려고, 인정받으려는 자의식이 옅다보니 한국 문화, 한국 음악의 세계화에 집착하지 않는다. 모국어가 영어인 멤버가 둘이나 있는 것을 포함해, 대부분의 출연자가 영어에 능통해서 그런지 오히려 별다른 의미부여, 이런저런 설명이나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비장함 없이 담백하게 다가간다. 현지인들의 호응을 위해 아델이나 제이슨 므라즈, 에드 시런의 곡을 비롯한 최신 메가 히트송들을 편곡해 레파토리에 포함시킨 것도 큰 변화다. 리버풀에 갔다고 비틀즈 곡을 준비해가던 시즌1과는 현격히 다른 점이다.

사람들도 편안하고 따뜻하다. 예민함과 완벽주의를 드러내는 아티스트 마케팅이 없다보니, 시청자들도 스트레스가 없고, 서로 잘 어우러지고 함께하는 즐겁고 밝은 여행기가 펼쳐진다. 대신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떠난 이 상황과 기회를 즐긴다. 서로의 눈을 마주보고 음악으로 이야기하고, 집에 모여 연습을 하고, 거리에서는 분위기에 따라 즉흥적으로 연습을 하지 않은 곡도 버스킹답게 일단 도전하고 코드만 따서 합을 맞춘다. 음악 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비긴어게인>이 모든 방송 섭외 중 1순위였다는 헨리의 말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이유다. 현지인들의 놀라는 반응이나 국위선양보다 음악을 하는 즐거움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비긴어게인3>에는 현역 뮤지션들이 버스킹을 한다는 놀라움은 거의 없다. 현지인들의 반응이 궁금하기보다 패밀리밴드를 다시 만났다는 반가움이 더 크다. 김필이 부르는 ‘오랜 날 오랜 밤’이 어떨지, 박정현 버전의 ‘My Way’를 듣는 신선함, 지난 시즌의 히트 커버송인 ‘someone like you’이나 ‘Shape Of You’에 비적할만한 노래가 나올지 헨리와 박정현의 ‘Shallow’와 패밀리밴드의 ‘Despacito’를 듣는 대한 설렘과 기대가 더 크다. 일종의 특별한 언플러그드 공연인 셈이다.

국내 최고의 뮤지션이라는 비장미와 진지함은 훌훌 떨쳐버리고, 서로 즐겁게 음악을 나누는 이야기가 여유롭고 로맨틱한 풍경에 잘 어울린다. 그렇게 음악을 즐기면서 재밌게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헨리의 음악적 재능, 수현과 김필의 목소리가 가진 매력 등등이 재발견되고, 열악한 음질을 뚫고 나오는 박정현의 보컬과 만능 음악인인 하림과 임헌일의 재능이 재조명된다. 각기 다른 음악을 전개하는 이들이 함께 음악을 만드는 ‘밴드’의 정체성을 잘 이해하고 실천했다. 일종의 인정 욕구는 뒤로 미뤄두니 편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음악을 즐기게 된다. 그렇게 <비긴어게인3>은 완벽한 음악 예능으로 나아가고 있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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