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과 낭만, 열정이 가득한 이탈리아 자동차 (1)
자동차는 즐겁고 아름다우며, 화끈해야 한다

[황욱익의 플랫아웃] 이탈리아 자동차 하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페라리를 떠올린다. 정열적인 빨간색은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색이자 페라리를 상징하는 색이다. 멋쟁이가 많은 나라, 유럽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중심축 중의 하나인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회사들이 많으며 저마다 자신들의 개성과 전통을 유지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은 간단하게 보이지만 굉장히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재는 피아트 크라이슬러 그룹(피아트, 아바쓰, 마세라티, 페라리, 란치아, 알파 로메오 이베코, 크라이슬러, 지프, 닷지, 모파 등)을 중심으로 파가니와 람보르기니(폭스바겐 그룹)를 비롯해 바이크 회사와 디자인 전문회사, 카로체리아, 레이싱카 제작 회사 등으로 구분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국가 중에 마실용 스쿠터부터 산업용 상용차, 슈퍼카, 레이싱카에 이르기까지 바퀴 달린 탈 것을 제조하는 회사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 모터라인 중심으로 형성된 자동차 산업

유럽에서 독일 다음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이탈리아 자동차 시장은 철저하게 개성으로 승부하는 곳이다. 이탈리아 역시 초기 자동차는 마차를 대신할 교통수단으로 등장했으며, 귀족들을 위한 산업에서 출발했다. 사실 이탈리아 자동차에 대한 평가는 천차만별이다. 낙천적이고 멋스러우며, 노는 것을 즐기는 이탈리아인들의 정서가 반영된 부분이 강해 기술적으로 독일이나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국내에서는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본국인 이탈리아와 일본, 영국 등에서 평가는 반대다. 기술적으로 영국이나 독일에 비해 먼저 정립된 부분이 많으며 이탈리아의 자동차 생산 시스템은 자동차 메이커 뿐 아니라 관련 산업까지 폭넓게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독일차가 기계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고 코치빌더에서 출발한 영국차는 마니아적 기질이 강하다. 반면 이탈리아차는 그야말로 즐거움과 개성이 가득하다. 물론 즐거움이라는 범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범위와는 차이가 있으며 때로는 잔고장과 매일 정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뜻하기도 한다.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의 중심은 북부에 있는 산업도시 토리노이다. 피아트 본사인 링고토가 있는 토리노를 중심으로 페라리와 마세라티가 있는 마라넬로와 모데나, 람보르기니가 있는 볼로냐를 연결하는 모터라인에는 대부분의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와 바이크 회사, 카로체리아, 디자인 센터, 자동차 연구 센터 등이 있다. 한때 모터라인의 중심이었던 토리노에는 약 3,500개의 자동차 관련 회사들이 있었다. 지금도 많은 자동차 관련 회사들이 모터라인 부근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이들은 전통적으로 분업화된 협업에 매우 익숙하다.

무엇보다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자동차 메이커와 카로체리아의 협업이다. 쉽게 설명해 엔진과 변속기, 섀시를 생산 하는 자동차 회사와 디자인과 외관 생산을 담당하는 카로체리아가 나누어져 있다는 뜻이다. 소형차를 생산하는 피아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이 이런 시스템을 유지 했으나 최근에는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성을 이유로 기존 카로체리아를 흡수하거나 카로체리아의 디자이너들을 자동차 회사로 영입하는 경우가 많다.



◆ 자동차는 즐겁고 아름다우며, 화끈해야 한다!

소량 다품종 생산 체재로 시작한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은 개성 강한 모델들을 선보여 왔다. 워낙에 국민성 자체가 즐기는 것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멋스러운 것을 추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동차 산업에도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화끈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성향을 지닌 라틴 혈통이다 보니 복잡한 도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시티카(소형차 보다 작은 개념)들도 쌩쌩 잘 달리고 잘 서는 것이 필수다.

기본적으로 바퀴달린 것은 잘 달려야 한다는 개념이 강해 스피드에 대한 애정도 남달라 일찍이 모터스포츠 분야도 발달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드라이버, 모터스포츠 역사에 남을 드라마틱한 사건 사고도 많은 편이다. 이탈리아 자동차 메이커 치고 포뮬러를 비롯한 투어링카, 랠리 등의 모터스포츠에서 활동하지 않은 메이커가 없을 정도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황욱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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