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원의 Pit Stop] 2015년 11월 4일, 현대차그룹의 첫 번째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브랜드가 공식적으로 런칭됐다. 그로부터 20개월이 지난 현재, 제네시스는 2017년 J. D. Powers의 미국 APEAL (Automotive Performance, Execution and Layout)에서 전체 1등을 차지한 포르쉐에 이어 2위를 차지, 기타 독일은 물론 일본 브랜드들을 모두 제치는 쾌거를 기록했다. 이제 제네시스는 세 번째 차종이자 본격적으로 판매량을 증가시켜줄 ‘대중차’, G70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20년까지 모두 6개 차종으로 구성될 제네시스에 대해 현재까지 알려진 신차 소식, 그리고 필자가 예상하는 제네시스의 미래 차종에 대해 전망해 보고자 한다.
1. 2017년: 첫 대중차종 런칭
(1) G70
기아차 스팅어의 형제차종인 G70은 5도어, 즉 해치백 스타일인 스팅어와 달리 전형적인 4도어 세단 스타일로 출시된다. G70의 특징 중 하나는 Gran Tourer인 스팅어와 달리 운동성능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제로백(0-100km/h) 시간이 스팅어보다 빠른 4.5초 안팎으로 전해지고 있다. G70은 브랜드에서 가격이 가장 낮은 엔트리(entry level) 차종으로 브랜드의 판매를 본격적으로 증가시켜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또 시각적으로 화려한 스팅어와는 달리 감성적인 면, 예를 들어 내장재의 질감 등에 초점을 맞춰 스팅어와의 판매 간섭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현행 G80의 테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제네시스가 독립 브랜드가 되기 전 현대차 산하 소속일 당시의 디자인 테마를 다소 유지하고 있는 거으로 알려졌다. 파워트레인 구성, 즉 엔진과 변속기 구성은 스팅어와 동일하지만 출력 등에서 약간의 우세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 차종은 공식적으로 BMW 3 시리즈, 벤츠 C클래스 및 아우디 A4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미국시장에서 렉서스 IS와 인피니티 G 시리즈 등과 경쟁할 것이다. G70은 고성능 버젼인 G70N도 예상해볼 수 있겠으나, 출시된 지 2년 정도 후에 선보일 듯하다.

2. 2018년: 브랜드의 첫 SUV 런칭
(1) GV70
아직 시험차가 목격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2018년 하반기(4분기)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GV70은 현재 미국을 비롯 전세계적으로 가장 핫(hot)한 고급 SUV 시장인 compact luxury SUV급 차종이다. 주요 경쟁 차종은 BMW X3, 벤츠 GLC 및 아우디 Q5, 그리고 렉서스 NX이다. 해당 차종의 디자인에 대한 소식은 많지 않지만 동커볼케 전무와 이상엽 상무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위해 본격적으로 디자인을 한 ‘첫’ 차종일 것으로 파악되며, 디자인이 상당히 뛰어나다는 소문이 있다. 특히, 해당 차종의 디자인 테마는 연초 뉴욕 모터쇼에서 선보인 GV80 컨셉트의 것을 따르는 첫 번째 차종일 것으로 예상하며, GV80 인테리어 컨셉트의 하나인 숨겨진 풍동구를 적용하는 첫 번째 제네시스 차종일 수도 있다.
GV70이 출시되면 제네시스는 당분간 핫(hot)한 럭셔리 SUV 세그먼트에 본격 진입하면서 수익성이 한층 더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따라서 해당 차종이야말로 단기적인 제네시스 브랜드의 미래를 결정짓는 결정적 차종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중요성에 비례해서인지 해당 차종에 대한 소문은 아직 적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해당 차종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하는 제네시스의 첫 차종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일반 하이브리드 버전 외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도 출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3. 2019년
(1) G80 (3세대)
2019년 출시가 예상되는 3세대 G80은 제네시스의 첫 번째 차종이었다는 상징성 외에도 럭셔리 승용차 시장에서 경쟁이 심한 E1 세그먼트, 즉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등과 경쟁하는 중요한 차종이다.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은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지지만 외관 디자인은 아직 진행 중이라는 소문이 있다. 내부 내장재 등의 질감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전해지고, 이는 동커볼케 전무와 이상엽 상무가 벤틀리 출신이라는 점에서 유래한 것이다.
제네시스 승용차종에서 G90(구 에쿠스)이 국내 기업 임원들을 비롯 정부기관의 고위공무원 등이 사용하는 B2B 시장 용도라는 성격이 강한 반면, G80은 고소득자들이 자가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경향으로 B2C 시장 용도의 성격이 강하기에 해외 시장에서 매우 중요하겠다. 디자인 테마는 GV80 컨셉트에서 선보인 것들이 대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4. 2020년
(1) GV80
이르면 2019년 하반기 공개(뉴욕모터쇼?) 된 후 2020년 초반에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GV80은 BMW X5, 벤츠 MLE 및 렉서스 RX와 경쟁하는 차종이다. 디자인은 GV80 컨셉트에서 많이 예고되었으며, 특히 물리적인 버튼이 많이 사라지고 LCD와 같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자동차 기능을 통제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해당 컨셉트는 G80 또는 GV70에서 먼저 선을 보일 수도 있겠다. GV80은 큰 차체를 활용하여 수소연료 탱크를 넣어 수소연료 차종으로 선보일 가능성이 다른 차종 대비 높아 보인다. 해당 차종 또한 제네시스의 여타 SUV와 마찬가지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 제네시스 차종들 중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차종의 하나가 될 것이다.

(2) GT70 또는 GT90
2020년까지 출시될 제네시스 브랜드의 예고된 총 6개 차종 중 마지막은 GT로 정의된 쿠페 차종일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성을 고려하면 G70의 쿠페형이 적합해 보인다. 반면, 동커볼케 전무가 2017년 뉴욕 모터쇼에서 언론에게 말했듯 제네시스의 첫 쿠페가 대형이라는 얘기도 있어 GT90이 먼저 출시된 후, 2021년 이후 GT70과 같은 중소형 쿠페 출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5. 2021년 이후
2020년까지 숨가쁘게 도합 6개의 차종을 연달아 출시할 제네시스는 출시한 차종들의 판매가 좋다는 가정 아래 – 필자는 그럴 것으로 예상한다 – 신규 차종을 계속 출시할 것이다. 아래부터는 추측이지만 현재 자동차 시장의 추세를 반영해 보았다.
(1) 쿠페: 과연 순수한 2도어만으로 시장성이 있을까?
현재 순수한 2도어 스포츠카/쿠페 시장은 SUV의 높은 인기에 반해 위축되고 있으며, 도요타가 BMW와 슈프라/Z4를 공동 개발하는 것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오히려 벤츠 CLS와 같이 4도어 형태의 쿠페 형태가 시장성이 있으며, 이는 금년 하반기 출시되는 렉서스 LS의 디자인이 쿠페와 유사한 형상을 보이는 것에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제네시스에서 금년 7월 미국 특허청을 통해 확보한 GT60, GT70, GT80, GT90이 모두 2도어 쿠페일지는 확실하지 않다. 반면, 동커볼케 전무는 금년 뉴욕 모터쇼에서 2021년 이후에 대형 2도어 쿠페가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것이 GT90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그는 제네시스의 첫 쿠페가 전기차 버전으로 출시될 것으로 언급, 해당 차종은 테슬라에서 출시할 전기 쿠페의 경쟁차종이 될 가능성도 있다.
(2) SUV: GV90 그리고 GV60?
2020년까지 GV70, GV80이라는 두 개의 SUV가 출시될 제네시스 브랜드에 GV90이라는 대형 SUV 출시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해당 차종은 2021년 이후 출시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렉서스 GX/LX와 같은 대형 SUV 차종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제네시스에서는 2019년 경 예상되는 렉서스 UX와 같이 C세그먼트 크기의 프리미엄 SUV인 GV60의 출시도 가능할 것이다.
(3) G90: 기함의 미래는?
현대기아차의 모델 변경 시기는 많이 팔리는 순서대로 5년(예. 쏘나타), 6년 (예. 제네시스 G80), 그리고 7년(예. 제네시스 G90)과 같이 3가지 패턴을 보인다. 따라서, 2015년 12월에 출시된 G90(국내명 EQ900)은 판매대수가 가장 적은 차종으로 2022년에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해당 차종은 하이브리드 차종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종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존재하며, 완전히 순수 전기차가 될 가능성도 있지만 향후 5년 내로 전국에 충전기가 충분히 설치될 가능성이 낮아 내연기관이 어떤 형태로 던 지속 탑재될 것으로 판단된다.
(4) 순수 전기차: 테슬라 모델 S와 경쟁차종?
마지막으로 2021년 이후 출시가 예상되는 것이 테슬라와 같은 순수 전기차 모델이다. 이는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기반을 둘 것으로 보이며,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높은 중국(전기차 구입 희망 50% 이상)을 비롯 선진국 시장을 주요 타겟으로 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테슬라 모델 S가 보여주었듯이 전기차는 대형차종일 수록 소비자들의 호응도가 높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G80/G90과 같은 대형 승용차 플랫폼과는 별도의 전기차 플랫폼에 기반한 해당 차종은 전기차 SUV와 쿠페 차종까지 확대될 수 있겠으며, 당분간 내연기관/하이브리드 기반의 자동차 플랫폼과 병행해서 판매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물론, 이러한 전기차와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차종의 공존은 2021년부터 2025년 사이에 전개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6. 결론
제네시스라는 브랜드 런칭은 어떻게 보면 늦었고(도요타가 렉서스를 런칭한 것이 1989년이다!), 어떻게 보면 시의 적절했을 지도 모른다. 반면, 확실한 것은 20개월 전의 제네시스 브랜드 런칭은 현대차그룹의 평균판매단가를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으며, 이제는 그룹의 운명을 짊어진 소중한 전략적 자산이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를 통해 국내 E1 및 E2 세그먼트를 움켜쥔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정면대결을 하면서 실력을 배양하고, 여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판매 확대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의 그림은 좋은 편으로 브랜드의 첫 번째 시도였던 G80은 국내 판매량만 월 3,000대 이상을 지속적으로 기록하면서 제네시스 브랜드는 최소한 국내에서는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2017년 J. D. Powers의 APEAL 결과처럼 미국에서 제네시스의 ‘가성비가 높은 고급 브랜드’ 전략은 도요타가 렉서스를 런칭했던 초반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벤치마킹한 상황이다. 따라서 오는 9월 제네시스가 독립 브랜드로 나온 뒤 처음으로 출시되는 G70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 경쟁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벤트가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선택이 늘어나는 즐거운 기회가 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박상원 (자동차 애널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