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자동차 검색 순위로 본 올해 자동차 시장
[김형준의 숫자 깨먹기] 24. 포털 다음이 2017년 자동차 검색 순위를 정리했다. 자료는 남성과 여성, 20~50대의 세대별 분류, 그리고 통합 검색 순위까지를 아우르고 있다. 남성과 여성의 비율, 세대별 유저 수는 얼마큼인지는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2017년 자동차 세상의 관심사를 대략이라도 짐작하기엔 큰 무리 없는 정보다.

우선 각 항목별로 검색 순위 1위에 오른 자동차를 살피면 남성은 스팅어, 여성은 티볼리였다. 이 중 스팅어는 30대와 40대, 티볼리는 20대 검색 순위 1위에 올랐고 50대 검색 순위 1위는 그랜저 IG였다(남녀 불문). 국산 제품 중에선 스팅어가, 수입 모델 가운데엔 E 클래스가 가장 많이 검색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나이와 성별, 국산 및 수입 구분 없이 통합 검색 순위 1위는 스팅어가 차지했다.

몇 가지 흥미로운 통계가 보이는데, 남성과 여성이 즐겨 찾는 자동차가 확연하게 구분된다는 점이 그중 하나다. 남성 검색 순위 1~5위는 스팅어, 그랜저 IG, 코나, 티볼리, G80인데 반해 여성 검색 순위 1~5위는 티볼리, 코나, 아반떼, 미니 쿠퍼, 스팅어 순이었다. 소형 SUV가 여성 고객에게 인기 있다는 걸 보여주는 한 사례겠다. 아반떼(3위), 미니 쿠퍼(4위), 니로(6위) 등 남성 검색 순위 톱10에서 찾아볼 수 없는 차종 다수가 여성 검색 순위 톱10 안에 포진해 있는 점도 흥미롭다.

한국 여성 고객은 확실히 디자인이 독특하거나(티볼리, 코나, 미니 쿠퍼) 운전하기 편안한(소형 SUV, 아반떼, 니로) 자동차에 더 큰 흥미를 느끼는 듯하다. 반면 남성 고객은 용도가 다양한 다목적 차량(쏘렌토-7위, 카니발-9위)이나 공간이 넉넉하고 보편적인 동시에 ‘있어 보이는’ 세단(그랜저 IG-2위, G80-5위, E 클래스-6위)에 대한 관심이 더 커 보인다. (긍정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사회적 지위와 가족 단위 활동에 대한 고려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보기 좋고 편한’ 차를 찾는 여성과 ‘있어 보이는 다용도’ 차를 원하는 남성의 접점에는 말리부(남성 8위, 여성 7위)와 SM6(남녀 모두 10위) 등의 신세대 중형 세단이 있다. 주행성능을 앞세운 준고급 GT인 동시에 가족용 차로 쓰기에 충분한 실내공간까지 챙기고 있는 스팅어(남성 1위, 여성 5위)가 검색 순위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다. 이를 뒷받침하듯 스팅어는 20대(2위), 30대, 40대(모두 1위), 50대(3위)까지 고른 연령대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반면 제네시스 G70은 40대(7위)와 50대(6위)에 높은 관심을 받았을 뿐 20~30대 검색 순위에선 모두 10위권(각각 32위와 19위) 밖으로 밀려나며 편중된 인지도를 보여줬다.

패밀리 세단의 대명사였던 쏘나타 역시 남성과 여성 검색 순위 상위권 어디에도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남성 27위, 여성 25위). 오랜 세월 국민 중형세단으로 대접받아온 쏘나타의 ‘실각’은 다음 자동차 검색 순위 다방면에서 발견된다. 우선 통합 순위에서 말리부, SM6는 물론 수입 모델인 5시리즈(16위)나 S90(17위), C 클래스(18위), ES 300h(21위)보다 뒤진 24위였다. 하물며 주요 고객층인 30대 검색 순위에선 토요타 캠리(24)보다 관심도가 떨어졌다(29위). 나아가 20대 검색 순위에는 23위, 40대 순위에선 29위에 그쳤고 50대는 아예 5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대조적으로 소형 SUV 티볼리는 20대(1위)와 30대(2위), 40대(3위), 50대(5위) 어디서나 검색 순위 상위권에 위치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부담 없는 크기, 잘 갖춰진 편의사양을 앞세워 첫차 고객부터 은퇴 세대, 젊은 여성에서 자녀 등하교를 직접 챙기는 엄마들까지 다방면에서 쓸모를 인정받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소형 SUV는 국내 판매 중인 전 모델이 20대 검색 순위 20위권 안에 포함된 반면 경차는 레이(17위)와 모닝(19위)이 가까스로 20위권에 턱걸이하는 데 그쳐 ‘입문용 차’에 대한 달라진 인식을 엿볼 수 있었다.

한편 국산과 수입으로 나누어 본 통합 검색 순위는 국산의 경우 스팅어-티볼리-그랜저 IG-코나-G80-G70-쏘렌토-말리부-SM6 순이었고 수입 모델은 E 클래스-5시리즈-S90-C 클래스-ES 300h-미니 쿠퍼-디스커버리 스포츠-캠리-XC60-3008이 뒤따랐다. 검색 순위 상위권에 완전 신형이 적지 않다는 점은 2017년 자동차 시장이 꽤 활발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하지만 차종으로는 저가형 제품과 중고가 제품, SUV와 세단으로 양분돼 있는 것에서 보듯 국내 자동차 시장은 올해도 쏠림 현상이 여전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형준 (모터트렌드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