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잘 될 자동차 분야 트렌드 총정리

어김없이 유행은 계속된다. 잘 되는 분야는 신차가 몰리기 마련이다. 유행은 창조할 수 없다면 따르는 게 진리다. 그렇게 2018년 유행은 시작된다.



유행은 돌고 돈다. 올해 겨울 패션 최대 유행은 롱패딩이다. 과장해서 길에서 10명 중 9명이 롱패딩을 입고 다닌다. 지금 만큼은 아니어도 과거에도 롱패딩이 유행했었다. 내년 겨울에는 또 어떤 새로운 유행이 돌지 모를 일이다. 자동차 업계도 유행은 돌고 돈다. 업체들이 유행을 주도하기도 하고, 시장의 취향 변화에 따라 유행이 바뀌기도 한다.

자동차 유행은 돌고 도는 시기가 긴 편이다. 자동차 개발이 단기간에 되지 않기 때문에, 유행이 돌고 따라 하고 퍼지는 과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유행은 붐이 일었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아예 일상화되기도 한다. 유행은 디자인에만 국한되지 않고 성능이나 기술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어떤 업체는 창의적 발상으로 유행을 일으키는가 하면, 어떤 업체는 타 업체가 일궈놓은 유행을 따라 하며 무임승차해 잇속 챙기기에 바쁘다.



2018년에도 유행은 이어진다. 예전 유행이 계속되기도 하고 새로운 유행이 생기기도 한다. 새로 나오는 신차는 유행을 예측하는 척도다. 간혹 유행과는 무관하게 시장 확대를 위해 신차를 내놓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유행을 따른다. 유행이 곧 판매이고 수익이기 때문이다.

SUV 인기는 계속된다. 이상 열풍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SUV의 인기가 뜨겁다. SUV 인기 요인은 여러 가지가 언급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여러 일을 해낼 수 있는 차’를 원하는 시장 분위기다. SUV는 키가 커서 세단처럼 키 작은 차와 비교해 안정성이 떨어졌다. 지금은 기술 발달로 안전성이나 승차감에서 세단 부류와 별 차이가 없다. 디자인도 봐줄 만하고 공간 활용성도 높으니 세단보다 장점이 더 많다. 국내 시장은 세단 선호도가 매우 높았지만, SUV가 인기를 끌면서 세단 선호도 예전 같지 않다. 이러다가 세단과 SUV가 역전될지도 모를 일이다.



올해 나올 SUV는 쉐보레 에퀴녹스, 현대자동차 신형 싼타페, BMW X2, 볼보 XC40, 시트로엥 DS 7 크로스백, 재규어 E-페이스, 지프 신형 컴패스, 포르쉐 신형 카이엔, 폭스바겐 티구안 등이다. 브랜드도 다양하고 차종도 소형부터 대형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각 업체가 한 종류 이상은 내놓는다고 해도 될 정도로 여러 종류의 SUV가 선보인다.



친환경차 중에서 전기차가 특히 강세다. 전기차는 이제 막 불붙기 시작한 분야다. 전기차가 보급이 늘고 이점이 알려지면서 찾는 이들이 늘었다. 아직 인프라는 미약하지만 부족한 인프라에 맞춰 사용자들이 적응해나가고 있다. 2018년 선보일 순수 전기차는 기아 스토닉 EV와 니로 EV, 현대차 코나 EV, BMW i3 부분변경, 재규어 I-페이스, 테슬라 모델 X와 모델 3등이다. 닛산 신형 리프는 출시가 확실치 않다.



국산차 수입차 가리지 않고 전기차 확산에 공을 들인다. 올해 나오는 모델의 특징은 이전보다 주행거리가 길어졌다. 지금까지는 일부 모델을 제외하면 한 번 충전 후 주행거리가 100km대에 머물렀다. 신모델들은 300~500km대로 훌쩍 길어졌다. 전기차의 단점 중 하나인 짧은 주행거리가 해결되면서 전기차 이용 행태도 변화가 예상된다. 전기차 외에도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차 신모델을 내놓고 포르쉐가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를 선보이는 등 친환경차 분야도 계속해서 확장될 전망이다.



스포츠카와 고성능차도 꾸준히 유행을 주도한다.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남과 다른 차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그동안 희소한 분야이던 곳에 관심이 쏠리면서 고성능차 시장이 커졌다. 업체들도 성능을 조금 낮춰 대중성을 높인 모델을 내놓는 등 고성차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럭셔리 브랜드의 고성능 모델뿐만 아니라 스포츠카 역시 꾸준하게 인기를 얻고 있다. BMW M5와 M4 CS, i8 로드스터, 미니 컨트리맨 JCW와 클럽맨 JCW, 포드 머스탱 부분 변경, 포르쉐 718 카이맨과 박스터 GTS 등.



쿠페 열풍은 한때 대단했다. 쿠페 개념만 집어넣으면 멋진 차로 여긴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차종 가리지 않고 쿠페 개념을 접목했다. 이런 유행은 한풀 꺾인 대신 일부는 고유한 영역을 확보해서 정규 세그먼트로 자리 잡았다. 쿠페형 세단은 틈새 모델에서 정규 세그먼트로 바뀐 대표적인 예다. 폭스바겐 아테온과 벤츠 신형 CLS, 아우디 신형 A7 등 유독 올해 쿠페형 세단 신모델이 여럿 등장한다. 이 중에서도 아테온과 CLS는 쿠페형 세단 초창기에 시장을 선도한 모델로 의미가 남다르다. 쿠페의 변형 모델이 흥하지만 정통 쿠페는 더 희소해지고 있다. 인피니티 Q60은 문이 2개인 진짜 쿠페다. 2018년에 나올지 말지는 확실치 않지만, 출시된다면 정통성을 이어가는 쿠페로 가치를 부여할 만하다.



그동안 유행의 선두를 달리던 틈새 모델은 올해는 좀 주춤하다. 카브리올레나 왜건 등 기본형의 변형 모델도 뜸하다. 예전에는 시장 개척 차원에서 업체들이 시험적으로라도 들여왔는데, 요즘에는 아예 도입을 꺼리는 분위기다. 틈새 또는 변형 모델로는 문 3개짜리 해치백인 현대차 벨로스터, G4 렉스턴의 픽업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 벤츠 E-클래스 카브리올레 정도다. 수요는 있는데 파는 모델이 거의 없어서 독점적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렉스턴 스포츠의 흥행이 기대된다.



유행 리스트에 오른 차들이 유행을 따른다는 이유로 다 잘 된다는 보장은 없다. 성공하는 차가 있으면 실패하는 차도 나온다. 그래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다가 사라지기보다는, 한 번이라도 주목받는 게 나을 수 있다. 유행을 창조할 수 없다면 따르는 게 업계의 진리고 생존 방법이다. 그렇게 또 2018년 유행은 시작된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evo 한국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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