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규어 최초의 전기차 I-페이스에 숨겨진 디자인 언어
[송인호의 디자인 돋보기] 제네바 모터쇼에서 월드 프리미어 공개를 통해 베일을 벗은 재규어 최초의 프리미엄 전기차 ‘I-페이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I-페이스는 430개의 파우치 셀로 이루어진 90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으며 50kW DC 충전기로 90분 만에 80%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고 한번 충전으로 48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4.8초의 제로백을 자랑하는 그야말로 재규어다운 전기차라고 할 수 있다. ‘The Art of Performance’ 를 내세우는 재규어 최초의 전기차 I-페이스에는 어떤 디자인 언어가 숨겨져 있을까? 그들이 말하는 프리미엄 전기차의 디자인을 분석해 본다.

먼저 사이드에서 가장 돋보이는 변화와 특징은 기존 재규어의 리어 휠 드라이브에서 보여지던 긴후드의 프로파일과는 상당히 동 떨어진 캡 포워드 디자인의 프로파일로 이차가 전기차임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전기차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프론트와 리어 엑셀사이에 위치한 배터리의 구성과 육중한 엔진 대신 독립적인 전기모터의 배치로 인해 긴 후드가 필요 없게 되었고 그에 따라 그린하우스 공간을 강조하기 위해 윈드쉴드가 앞으로 자리 잡게 되어 독특한 캡포워드의 프로파일이 가능 했으며 이는 곧 전체적으로 쿠페 스타일의 미려한 사이드 실루엣으로 승화되어 공기역학적인 패키지를 완성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런 ‘I-페이스’의 디자인 특징은 2010년에 발표된 ‘C-X75’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졌는데 ‘C-X75’는 재규어 75주년을 기념하는 컨셉 수퍼카로 ‘지금껏 본 적 없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재규어’ 라고 이안 칼럼이 소개 할 만큼 과거가 아닌 미래를 위해 제작된 자연미 넘치고 미려한 라인과 함께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형태를 지향하고 있다.
‘I-페이스’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이런 ‘C-X75’의 특징을 찾을 수 있는데 프론트 펜더 라인과 볼륨으로 시작해서 리어 펜더로 이어지는 역동적이고 우아한 라인이 그것이고 낮고 짧은 후드의 비례와 공기역학적인 루프라인 그리고 후드에 적용된 스쿠프 또한 특징적인 ‘C-X75’의 유산임을 알 수 있다. 한 편으로 전통적인 재규어의 아름다움을 전기차의 그것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특징적인 디자인적 요소로 전통과 미래의 밸런스를 맞추게 되는데 서킷보드의 디자인 요소를 차체 하단에 투톤으로 적용함으로써 배터리 전기차임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칼로 자른 듯한 공기역학적인 리어 디자인은 0.29라는 공기저항계수를 자랑하게 된다.

그 외에도 외장 디자인에서 특징적인 요소를 살펴보면 공기역학과 쿨링을 조화롭게 만드는 그릴디자인을 들 수 있는데 보편적인 전기차가 그릴을 드러내지 않는데 반해 ‘I-페이스’는 반대로 전통적인 재규어의 볼드하고 과감한 그릴을 그대로 채택하고 있다. 다만 액티브 배인(Active Vane)을 그릴에 적용하여 쿨링이 필요할 때는 열고 반대는 공기의 흐름을 후드의 스쿠프로 유도하여 윈드쉴드를 지나 루프로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여 공력성능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차체와 일체화 된 도어핸들도 공력성능을 극대화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넉넉한 실내공간에서 즐기는 프리미엄 인테리어
‘I-페이스’의 전기차 아키텍쳐로 비롯된 캡 포워드 프로파일은 인테리어에서 여유로운 공간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 실제로 미드사이즈 SUV임에도 대형 SUV에 버금가는 공간을 창출하고 있으며 덴마크의 프리미엄 패브릭 브랜드 ‘크바드라트’와 같이 고품격의 소재를 활용 수공예적 아름다움과 정교한 디자인으로 재규어다운 고급감을 완성하고 있다. 또한 디자인적 특징으로 파워트레인이 사라진 센터 암레스트와 플로팅 센터 콘솔은 10.5리터에 달하는 새로운 공간이 형성되어 다양한 수납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쿠페 스타일의 프로파일임에도 낮은 시트포지션으로 여유 있는 뒷좌석 헤드룸을 확보하고 있다.

미래를 대표하는 재규어의 전기차답게 커넥티비티 관련 스마트 기술이 다량으로 선보이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우선 Touch Pro Duo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대시보드에 통합된 10인치 터치스크린과 아래쪽의 5인치 터치스크린, 다기능 다이내믹 다이얼로 구성되어 직관적으로 차량과 운전자간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는데 애플 및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호환되는 Remote 앱은 연결 기능을 제공하는 동시에 주행 가능 거리, 충전 상태, 충전 비율, 플러그 상태 등의 주요 차량 정보와의 상호작용을 지원하고 Connect Pro를 통해 운전자에게 다양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동 경로, 근처의 주차장 및 관심 지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고, 차내 4G 와이파이 핫스팟을 활용하여 언제나 인터넷과 연결이 가능하다.

12.3인치 고해상도 대화형 운전자 디스플레이는 3D 지도를 지원하는 풀 스크린 내비게이션 안내를 포함한 필수 드라이빙 정보를 운전자가 원하는 위치에 표시해 주는데 이 시스템은 높은 해상도를 통해 최상의 선명도를 보장하며, 정교한 프로세싱 엔진을 기반으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선명한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다.
재규어가 최초로 선보이는 프리미엄 전기차 ‘I-페이스’를 4월에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국내 출시 가격은 1억에서 1억 2,000만원 정도로 만만치 않는 가격대임은 분명해 보이지만 ‘The Art of Performance’를 적용한 프리미엄 전기차가 국내 소비자에게 미칠 신선한 충격을 기대해 본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송인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