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모터쇼 기점으로 단호한 각오 드러낸 아우디코리아

아우디코리아가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2016년 판매중단 이후 거의 2년 만이다. 물론 그 사이 신형 R8을 시작으로 볼륨모델 A6 등을 선보이며 조금씩 기지개를 켜긴 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8 부산모터쇼를 기점으로 그들의 파워를 분출하기 시작했다.

모터쇼는 자동차메이커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 수많은 미디어가 관심을 갖는다. 아우디코리아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부산모터쇼가 열리기 하루 전, 아우디코리아가 ‘아우디 코리아 비전 나잇’(Audi Korea Vision Night)를 마련하고, 그들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했다.



아우디는 화려한 브랜드로 인식돼 왔다. 행사는 화려하게 꾸몄고, 볼거리 풍부했으며, 즐길거리는 더 풍성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오직 이야기를 위한 자리였다. 물론 무대 위 화면으로 화려하게 시작했지만, 아주 잠깐이었다. 곧바로 아우디코리아 세드릭 주흐넬 사장이 무대에 올랐다. 단순히 인사말을 전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행사의 시작과 끝을 모두 세드릭 주흐넬 사장이 목소리로 채웠다. 담담하면서 명료하게 하고자 하는 말을 건넸다.



시작은 아우디의 과거였다. 판매중지 이후 지금까지 아우디가 해온 일들을 설명했다. 세드릭 주흐넬 사장은 일단 사과와 함께 말문을 열었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 2년 반 동안 고객 신뢰회복 및 비즈니스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리콜을 성실히 이행하고, 서비스 네트워크 확충 및 역량 강화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져왔다.” 알고 있었던 내용과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다.



우선, 리콜 관련 이야기는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우디는 A4, A5, A6 2만3천599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실시했다. 지난해 9월이었다. 올해 4월에는 Q3와 Q5 6천342대를 대상으로 리콜범위를 넓혔다. 세드릭 주흐넬 사장은 “6월 5일 기준 2만3천599대 중 65퍼센트를, 두 번째 리콜은 30퍼센트를 완료한 상태”라고 설며했다. 리콜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무상픽업이나 대체차량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몰랐던 부분은 서비스 네트워크 확충이었다. 아우디코리아는 판매를 멈췄을 때, 전시장 한 군데, 서비스센터 일곱 곳을 신축했다고 밝혔다. 기존 서비스센터 여섯 곳은 확장 이전했다. 판매중지 기간 동안 아우디코리아는, 내일을 위해 내실을 다졌던 셈이다. 사실, 판매가 많을수록 고객들은 서비스에 불만을 갖게 된다. 아우디코리아 역시 이를 알고 있었고, 이런 부분 보완에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 즉, 딜러사와 연결고리를 높이고 제반시설 확충에 힘을 쏟았다. 본사인 아우디 AG에서 한국시장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아우디코리아는 위기를 통해 오히려 더 탄탄하게 준비했다. 아우디의 현재 이야기였다.



미래도 준비했다. 자동차회사의 미래는 신차가 이끈다. 아우디코리아는 이날 Q2와 Q5, 아우디 자율주행 전기컨셉트카 일레인을 공개했다. Q2와 Q5는 아우디가 예전처럼 판매대수를 끌어올릴 모델을 상징한다. 레벨4에 도달한 자율주행 컨셉트카 일레인은 보다 먼 미래를 그린다. 이 두 가지를 통해 중장거리 계획을 밝힌 것. 그리고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몇 가지 숫자가 눈에 띄었다. 2만과 3만. 그리고 42와 45다. 2만은 2019년 아우디코리아 판매목표 대수다. 그 숫자에 도달하기 위해 신차 13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소형 SUV Q2와 신형 Q5를 비롯해 신형 A6, A7, A8, 첫 번째 전기차 e-트론을 포함하고 있다. 내년이야말로 아우디가 본격적으로 수입차시장에 돌아왔다는 걸 증명하는 해로 삼을 예정이다.



3만은 2020년 판매대수 목표수치다. 이를 견인할 모델로는 Q7과 부분변경 A4, 그리고 새로 선보일 Q4, Q8 등 10종. 3만 대라면, 아우디가 판매를 중지하기 전의 판매대수 수준이다. 아우디코리아는 앞으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예전 규모 수준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이에 앞서 올해 1만5천 대 판매목표도 밝혔다.

더불어 42와 45는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수다. 2020년까지 전시장 여섯 곳과 서비스센터 여덟 곳을 추가로 운영할 계획이다. 의미하는 바가 크다. 계획하고 있는 바로는, 판매대수 대비 제반시설이 과거보다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아우디 구매고객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브랜드에 믿음이 생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 몇 가지 눈에 보이는 이득보다, 이런 기반시설을 확충하며 편의를 제공할 때 보다 탄탄한 믿음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아우디는 신뢰를 구축하는 방법으로 정공법을 택했다.



그밖에 장기계획도 설명했다. 우선 로드맵 E 코리아. 2021년까지 전기차 충전소 150여 곳과 고속/완속 충전기 400여 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e-트론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도 마련한다. 또한 자율주행시대도 대비한다. 국내 도로에서 레벨3 수준 자율주행기능을 얹은 A8로 임시운행허가를 취득해 운행할 예정이다. 내년에 출시할 A8에 갖춰지는 자율주행기술에 적용할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과정이다.

이번 아우디 비전 나이트에서 세드릭 주흐넬 사장은 많은 계획을 발표했고, 또 더 활발하게 움직일 동력을 비축했다. 그들의 계획은 결코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이 계획한 건제대로 해내겠다는 아우디의 각오는 단단했다. 원래 단호할수록 군더더기가 없는 법이다. 아우디가 rpm을 높이기 시작했다.

글 김종훈(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칼럼니스트 : 남성지 <아레나 옴므 플러스>에서 자동차를 담당했다. 자동차뿐 아니라 남자가 좋아할 만한 다양한 것들에 관해 글을 써왔다. 남자와 문화라는 관점으로 자동차를 다각도로 바라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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