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세단의 강자 현대 쏘나타를 이기기 위한 전략
SM6 프라임, 새로운 가성비 중형 세단이 될 것인가

[이동희의 자동차 상품기획 비평] 국산차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단일 세그먼트는 어디일까? 5개 국산차 회사가 모두 경쟁하고 있는 컴팩트 SUV의 성장이 가장 주목받는 것도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가 주역인 중형 SUV가 1등이다. 올해 9월까지 12만8913대가 등록됐다. 그 다음으로 많이 팔린 것은 12만257대를 기록한 중형 세단이다. 승용 세단 라인업이 아예 없는 쌍용자동차를 제외하고 4개 브랜드가 주력 모델을 내놓고 치열하게 경쟁한다. 특히 준중형 세단이 입문용이라면 같은 브랜드 안에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중형 세단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확인하는데도 좋은 기준이 된다.

SM6는 르노삼성을 되살린 주인공이나 다름없다. 2016년 3월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이래 모그룹인 르노의 새 디자인 언어가 반영된 내외관과 나파 가죽 시트, 19인치 휠 등 옵션을 중형 세단에서 과감하게 처음 적용한 것도, 과거 SM 시리즈가 가지고 있었던 동급 경쟁 모델 대비 가격은 살짝 높지만 고급스러운 세단이라는 이미지를 이어가는데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2017년 뉴 라이즈 쏘나타와 K5가 페이스리프트 수준의 변화를 겪으며 사양을 조절하면서 판매량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새로 나온 SM6 프라임은 경쟁 모델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답변이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새로 추가된 2.0L CVTC II 엔진과 7단 수동 모드를 지원하는 CVT(무단변속기)가 포함된 파워트레인이다. 기존에 있던 2.0L GDe 직분사 엔진 + 7단 듀얼 클러치 또는 1.6L TCe 터보 + 7단 DCT 파워트레인에서 좀 더 효율과 경제성을 강조한 조합이다. SM6의 CVTC II 엔진은 140ps/6000rpm, 19.7kg.m/4800rpm의 출력을 내는데, 주요 경쟁 모델이라고 할 쏘나타 2.0L의 163ps/6500rpm, 20.0kg.m/4800rpm과 비교하면 최고출력에서는 23마력, 최대 토크는 0.3kg.m 차이가 난다. 최고출력 숫자만을 보면 큰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달리기 성능’이 아닌 실용 영역에서의 성능이 필요한 중형 세단에서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 실제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6천rpm까지 회전수를 높이는 일이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해 보면 된다.

되레 같은 회전대에서 나오는 최대 토크의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중저속 주행이 많은 시내와 도심 근교 달리기에 영향을 미친다. 최고출력은 ‘토크 X 엔진 회전수’로 계산되는데 6천500rpm이라는 더 높은 회전수에서 출력이 나오는 쏘나타와 차이를 느끼려면 5천rpm 이상으로 엔진이 돌아가는 고속 영역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공인 연비에서 17인치 휠을 기준으로 쏘나타 2.0이 복합/시내 연비가 12.0/10.5km/L인데 SM6 CVTC II가 11.4/10.2km/L로 복합 연비는 0.6km/L 차이가 생기지만 시내 주행 연비는 0.3km/L 차이로 줄어든다. 이는 공차중량에서 1460kg인 쏘나타보다 SM6가 40kg 가벼운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어 실제 주행 때 차이를 느끼기는 어렵다. 차를 개발하면서 어떤 것을 목표로 만들지가 중요한데, 이번 SM6 프라임은 적당한 성능에 효율을 높이는 쪽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쏘나타도 마찬가지지만 고성능을 원하는 고객들은 터보 엔진을 선택하면 된다.



최근 준중형 세단을 비롯해 중형 세단도 연비를 높이기 위해 CVT를 적용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데, 쉐보레 말리부도 1.5L 터보 엔진에 기존의 6단에서 CVT로 전환하는 것 역시 같은 흐름이다. SM6 프라임의 CVT는 7단 변속 모드를 지원한다. 구성에 있어서 SM5 클래식과 같은 파워트레인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것도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SM6 LPe에 쓰인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개선형이다. 위에 설명한대로 GDe + 7단 DCT가 주행성능과 경제성 중에서 중간 균형을 잡기 위한 것이라면 CVT를 쓴 것만으로도 효율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7단 수동 변속 모드는 기존 CVT가 6단만을 지원하던 것에 비해 새로운 변속 프로그램을 넣은 것이다. 당연히 그에 맞춰 엔진 제어 시스템이 달라져야 한다. 가상 기어지만 더 촘촘하게 나눠 좀 더 빠르게 가속하는 것은 물론 효율도 높아진다. 결국 닛산의 자회사이자 CVT의 원조나 다름없는 자트코의 무단변속기를 통해 엔진에 적극성을 더하는 것은 물론 넓은 기어비로 다양한 주행 환경에 대응하게 된다. 이는 최근 현대/기아 자동차가 준중형 세단에 새로 도입한 스마트스트림 파워트레인 역시 같은 개념의 선택인 것과 마찬가지다.



상품성에서는 철저하게 가성비를 고려했다. 기존의 GDe 모델과 비교할 때 이번 프라임 모델은 기본형인 PE(2268만원)와 SE(2498만원) 모델을 판매하며 각각 137만원/138만원 가격이 낮아졌다. 파워트레인 변화에 따라 GDe에 있는 오토 스탑/스타트 시스템만 빠지고 S 링크 패키지I과 파노라마 선루프를 선택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 다른 사양은 동일하다. 쏘나타 2.0 기본형인 스타일 모델(2219만원)과 비교할 때 SM6 PE가 표면적으로 49만원이 비싸 보인다. 쏘나타에는 운전석 무릎 에어백이 더해지지만, SM6에는 랙 구동형 전자식 파워트레인, 오토 라이트와 레인센싱 와이퍼, 좌우 독립식 오토 에어컨, 차음/자외선 차단 앞유리 등의 편의 장비와 함께 LED 주간 주행등/LED 방향 지시등과 테일램프, LED 아웃사이드 미러 등의 화려한 외관이 더해진다. 결국 휠을 제외하면 상위 트림과 겉모습에서 차이가 없는 SM6 프라임 SE는 쏘나타보다 훨씬 좋은 실내 편의 장비에다 SM6 상위 트림이 가진 화려한 디자인을 그대로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한 등급을 올리면 SM6 프라임 SE(2498만원)와 쏘나타 스마트 초이스(2430만원)가 맞붙는데 역시나 SM6 쪽이 68만원 비싼 가격표를 달고 있다. 쏘나타에는 후측방 경보 시스템과 LED 헤드라이트, 앞좌석 통풍 시트가 달려 있다. 반면 SM6는 크루즈 컨트롤/스피드 리미터, 열선과 암레스트 및 스키 스루 기능이 포함된 뒷좌석, 하이패스/전자식 룸미러와 센터 콘솔 냉장 기능이 있다. 두 차의 사양을 비슷하게 맞추기 위해 옵션들을 선택하려면, 쏘나타에는 하이패스 기능이 포함된 룸미러(25만원)와 18인치 휠/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패키지(44만원)를 더해 총 2499만원이 된다. SM6 SE에는 LED 라이팅 패키지(74만원, 전방 LED 안개등 포함)와 18인치 휠타이어(25만원)를 더해 2597만원이 되어 가격 차이는 98만원이 된다. 이 경우 둘을 비교하면 쏘나타에는 운전석 전동 시트, 듀얼 존 오토 에어컨이나 뒷좌석 열선을 포함한 편의장비, 레인 센싱 와이퍼가 없는 대신 후측방 경보 시스템과 앞좌석 통풍시트가 들어간다. 만약 두 차에 후방 카메라가 포함된 내비게이션을 더한다면 쏘나타는 79만원, SM6는 V8 내비게이션(74만9천원)을 선택할 수 있어 가격차이가 94만원으로 줄어든다.

쏘나타를 2577만원인 스마트 스페셜로 올리면 스마트 초이스 트림에 비해 147만원을 추가로 내야 하는데, LED 헤드라이트와 후측방 경보 시스템이 빠지는 대신 하이패스, 통합 주행 모드, 듀얼 풀 오토 에어컨, 후방 카메라가 포함된 8인치 내비게이션이 더해진다. 여기에 LED 헤드라이트와 18인치 휠이 포함된 스타일 케어I(64만원), ECM 미러와 커넥티드 서비스가 포함된 블루링크 패키지I(59만원), 시트 패키지I(52만원, 조수석 전동 조절 및 뒷좌석 열선/암레스트 포함)를 더해 총 2752만원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SM6 프라임 SE에 18인치 휠(25만원)과 LED 라이팅 패키지(74만원)을 더하고 후방 카메라가 포함된 V8 내비게이션 패키지(74만9천원)를 더하면 약 2672만원이 되어 SM6 쪽이 되려 80만원 낮아진다.



물론 앞좌석 승객이나 운전자를 위해서는 쏘나타가, 2열 승객까지를 포함한 편의 장비에서 SM6 프라임 쪽이 앞선다고 할 수 있는데, 두 차를 같은 옵션으로 맞췄을 경우 SM6 프라임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나 아무래도 뒷자리 탑승 빈도가 높은 중형 세단이기에 선택은 단순하다고도 할 수 있다. 결국 쏘나타 스마트 초이스와 SM6 프라임 SE의 상품 구성에서 트림과 옵션 선택에 따라 가격차이가 역전하는 것은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에서 주력으로 생각하는 트림에 대한 접근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쏘나타는 주요 사양을 옵션으로 빼면서 가격을 낮췄고 SM6는 뒷자리 등 기존 모델이 가진 장점을 파워트레인 변화를 통해 가격을 낮춰 더 접근성을 높였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동희

이동희 칼럼니스트 : <자동차생활>에서 자동차 전문 기자로 시작해 크라이슬러 코리아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등에서 영업 교육, 상품 기획 및 영업 기획 등을 맡았다. 수입차 딜러에서 영업 지점장을 맡는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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