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이기는 겨울철 보온·방한 도구들

[최홍준의 모토톡] 취미로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생업으로 모터사이클을 타야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동수단으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타는 사람도 아주 많다. 모터사이클의 편리함에 매료된 사람들은 대형 모터사이클은 철저한 취미용으로 사용하고 대부분 세컨 바이크나 스쿠터 등을 추가해 도심 이동수단으로 사용한다. 주차걱정도 없고 환경오염은 물론 연비도 좋고 각종 세금 같은 유지비도 적게 든다. 여러모로 도심에서의 이동수단으로 스쿠터나 저배기량 모터사이클만큼 편리한 것도 없다. 다만 날씨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덥거나 춥거나,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것 등 모터사이클 라이더만큼 기상 예보를 자주 들여다보는 사람들도 드물 것이다.

이제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더 많은 계절이다. 하지만 예전처럼 두껍고 불편하게 겹겹이 껴입고 탈 필요 없다. 기술의 발전은 모터사이클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 열선 그립

추위를 가장 먼저 느끼고 가장 취약한 곳이 바로 손이다. 뜨거운 피를 보내주는 심장과 멀리 떨어져 있고 혈관마저도 좁아서 손끝은 가장 먼저 추위를 느낀다. 손이 차가워지면 세밀한 모터사이클 조작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손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최근 대형 투어링 모터사이클에는 대부분 열선 그립이 순정으로 장착되거나 추가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열선 그립은 겨울철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한 여름에도 한적한 국도변은 쌀쌀할 정도로 기온이 낮아진다. 비라도 맞게 된다면 손부터 차가워진다. 사시사철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 바로 열선 그립이다.

사외품으로도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기에 얼마든지 추가할 수 있지만 순정형보다는 그립이 두꺼워져서 그립감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열선 시트

차가운 공기를 계속 맞다보면 모터사이클 전체가 차가워진다. 시트 역시 마찬가지, 차가워진 시트는 생각보다 라이더의 체온은 많이 뺏어가는 곳이다. 대형 스쿠터나 장거리 투어러에 많이 보급되고 있는 열선 시트. 말 그대로 시트에 열선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자동차용과 동일한 구조이다. 사외품을 장착할 때는 별도의 휴즈나 과전류 차단 장치가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전기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D.I.Y도 어렵지 않다.



◆ 핸드 워머

일명 토시라고 부르는 이것. 흔하게 볼 수 있는 아이템이다. 차가운 공기가 직접 손에 닿는 것을 막아준다. 크기와 형태에 따라 엄청 다양한 제품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미세한 틈으로 세찬 바람이 들어오거나 직물로 만들어진 제품은 바람이 뚫고 들어오기도 한다.

겨울에는 의례 두터운 장갑을 끼면 될 것 같지만 클러치나 브레이크 레버를 조작하거나 각종 스위치를 조작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토시를 사용한다면 조금 얇은 장갑을 사용해도 추위를 견딜 수 있다.

적당히 두꺼운 장갑에 열선 그립, 핸드 워머까지 있다면 눈이 펑펑 내리는 날에도 손이 시릴 일은 별로 없다. 다만 아무래도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조작이 불편할 수도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



◆ 열선 의류

일반 열선 조끼는 물론 라이더 전용 열선 의류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별도의 5~7V의 외장 배터리를 사용하는 모델도 있지만 라이더용은 모터사이클의 배터리의 12V를 사용하는 제품이 높은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더 따뜻하게 사용할 수 있다. 본래는 장거리 라이딩을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물건이지만 일상적인 출퇴근에 더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라이더용 모터사이클 열선 의류를 만드는 전문 브랜드도 있으며 조끼와 재킷, 바지부터, 양말, 장갑 등 온 몸을 열선으로 두를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제품이 있다.

일일이 배선을 연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며 모터사이클의 배터리 상태가 안 좋을 경우, 아이들링 상태에서부터 오래 사용하면 오히려 배터리가 방전될 수도 있으니 운행을 시작하면서 하나씩 전원을 켜야 한다. 또한 완전히 정지하기 5분 정도 전에는 미리 전원을 꺼 배터리가 본래의 충전량을 지킬 수 있게 해줘야 한다.



◆ 스쿠터 워머

겨울 스쿠터 라이더들의 필수품이 되고 있는 워머. 커다란 윈드 스크린과 함께 스쿠터 앞쪽에 고정시켜 차가운 바람을 막아준다. 거추장스러워 보이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크게 불편하지 않다. 두꺼운 이불을 무릎에 덮고 가는 듯 한 사용감이 한 번 사용해보면 절대 포기하지 않게 되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상의는 많이 껴입을 수 있지만 하의는 많이 껴입기가 어렵기 때문에 스쿠터 워머를 사용한다면 얇은 내복하나만 더 입어주면 청바지를 입고도 영하의 날씨에도 스쿠터를 탈 수 있다. 국내에도 많이 보급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워머를 하지 않은 스쿠터를 더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 기능성 내의

일반 내의도 땀을 발산하고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라이딩 전용 내의는 주행풍이 맞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강해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전용 용품들이다. 일반용에 비해 높은 가격이지만 방한 능력만큼은 가격을 뛰어넘으므로 괜찮은 전용 내의를 장만해 두는 것도 좋다. 라이딩용이라고는 하지만 워낙 방한성이 높아서 일상생활이나 다른 레포츠를 즐길 때 사용할 수 있다. 두꺼운 옷을 하나 입는 것보다는 엷은 옷을 여러 겹을 입는 것도 좋다.

겨울철 모터사이클 라이딩이 위축되는 가장 큰 이유는 추위라기보다는 노면이 미끄러운 것이다. 눈이 오거나 얼음이 생기면 두 바퀴의 특성상 안정성을 잃어버리기 쉽기 때문에 운행을 자제하거나 평소보다 속도를 낮춰 운행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최근에는 제설작업도 잘 되어 있고 교통량도 많다보니 서울 시내라면 한겨울이라도 모터사이클 주행이 어려울 수준의 노면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터사이클용 윈터 타이어도 있으니 진정 원한다면 어떤 기후에서도 모터사이클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물론 겨울철 운행이 여름과 같다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양한 보온, 방한 장비들이 있지만 더 추워진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더 좋다. 그래도 꼭 달려야 한다면 이렇게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칼럼니스트 최홍준 (<더 모토> 편집장)

최홍준 칼럼니스트 : 모터사이클 전문지 <모터바이크>,<스쿠터앤스타일>에서 수석기자를 지내는 등 14년간 라디오 방송, 라이딩 교육, 컨설팅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더 모토> 편집장으로 있지만 여전히 바이크를 타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아주 가끔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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