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자동차 독자들이 직접 선정한 2018 올해의 자동차 (1)
[올해의 자동차] 마음에 안 들더라도 일단 진정을 좀 하시라. ‘내 손으로 직접 뽑는 2018 올해의 자동차’는 포털 다음의 독자들이 직접 투표해 선정된 결과다. 자동차전문기자협회나, 자동차기자협회, 다음자동차칼럼진 등 일부 기자나 전문가들이 모여서 그들끼리 뽑은 올해의 차가 아니다. 카카오에서 올해의 차를 네티즌 독자 투표로 선정한다는 소식에 몇몇 브랜드 관계자들의 참여가 있었겠지만, 그들도 독자 중 한 명이라 생각하고 너그럽게 이해하기로 하자.
이번 투표는 12월 11일부터 21일까지 카카오 ‘1boon’ 페이지를 통해 11일 동안 진행됐다. 올해 출시된 59종의 신차(페이스리프트 포함)를 대상으로 모두 1만1500여명이 참여해 자신들이 생각하는 올해의 차에 투표했다.
독자들이 뽑은 만큼, 특정 차종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모델이 고른 지지를 받았다. 상위 20위권을 살펴보면 세단과 SUV가 각각 10종씩 뽑혔으며, 국산차와 수입차의 비중도 각각 10대로 같았다. 친환경차 중에는 렉서스 ES와 도요타 캠리 등 하이브리드 2종과 기아차 니로 EV(전기차), 현대차 넥쏘(수소차)가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내 손으로 직접 뽑는 2018 올해의 자동차’ 대망의 1위는 기아차 신형 K9이 차지했다. 제네시스(G80)와 에쿠스 사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전작의 실패를 만회했는데, 이런 부분이 높게 평가된 듯 가장 많은 1140명의 선택을 받았다. 실제로도 신형 K9은 세련된 디자인과 최첨단 사양을 내세워 월 1300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화제의 차(?) 팰리세이드는 1077표로 2위에 올랐다. 신형 K9와 격차는 불과 63표. 공교롭게도 올해의 차 투표를 시작한 11일이 바로 팰리세이드가 국내에 공식 출시된 날이다. 조금만 더 빨리 나왔다면 1위도 어렵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본격적으로 팔지도 않는 차가 2위라는 것에 불만을 나타낼 수도 있겠지만, 언제나 연기대상은 상반기는 까맣게 잊어버린 채 하반기 가장 빛나는 배우가 받는 법이다(그리고 조금 있으면 쉐보레 말리부도 나온다).
이제 막 나온 팰리세이드가 2위로 뽑힌 것은 신차에 대한 기대감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요즘은 대통령 이름보다 팰리세이드가 더 자주 보일 만큼 자동차 섹션을 가득 채우고 있다. 현대차가 베라크루즈 단종 이후에 오랜만에 내놓은 대형 SUV다 보니 기대 이상의 관심을 받는 듯하다. 차에 대한 평가도 좋다. 우락부락한 외모와 달리 배려심 넘치는 실내 사양들은 동급 모델들을 압도할 정도로 뛰어나다. 특히, 한 등급 아래인 싼타페와 별 차이 안 나는 가격대는 아이가 2명 이상 있는 가족 단위의 소비층을 단숨에 끌어들였다.

쉐보레 말리부와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는 각각 698표, 639표로 3·4위를 기록했다. 말리부는 팰리세이드와 비슷한 11월 말에 출시됐음에도 많은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출시 당시 중형세단에 3기통 1.35 터보 엔진을 장착한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쉐보레는 적극적인 성능 비교 테스트를 통해 이를 불식시켰다. 지난 1월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는 올 한해 무려 4만대를 팔아치웠다. 국내 유일의 ‘승용픽업트럭’이라는 대체불가의 존재감도 있지만, 코란도 스포츠와 달리 2열을 늘리며 상품성을 향상시킨 것이 큰 효과를 봤다. 렉스턴 스포츠의 활약 덕분에 쌍용차는 한국GM과 르노삼성을 누르고 국산차 판매 3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중 가장 많은 득표를 한 모델은 568표의 볼보 XC40이다. 볼보 SUV 라인업의 막내로, 수요에 비해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지금 계약해도 3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BMW X1·X2, 메르세데스-벤츠 GLA 등 경쟁 모델에 비해 상품성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입소문을 타고 널리 퍼진 듯하다.
그런데, 아무리 XC40이 좋더라도 올해의 차 투표에서 볼보란 브랜드가 수입차 중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그만큼 볼보의 위상이 예전보다 높아졌다는 것이다. 신형 XC90부터 시작된 변화는 볼보를 어느새 독일 3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어줬다.

10위권 다툼도 치열했다.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세단인 렉서스 ES(542표), 10만대 클럽에 가입한 베스트셀링 SUV 현대차 싼타페(518표),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팝콘 기계 현대차 벨로스터 N(483표), 빠르고 덩치 큰 황소 람보르기니 우루스(409표), 기아차 카니발(371표) 등이 5~10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의 대항마 중 쉐보레 말리부와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를 제외한 다른 모델들의 성적은 저조했다. 르노 마스터와 클리오는 각각 131표, 82표로 27·37위, 쉐보레 스파크와 이쿼녹스는 86표(35위), 50표(48위)를 받았을 뿐이다.

경쟁모델 간의 비교도 흥미롭다. 기아차 K3는 173표로 21위에 올랐는데, GT 모델(90표)까지 추가하면 총 263표로 니로 EV를 제치고 13위로 상승한다. 반면 현대차 아반떼는 K3 GT보다 17표나 적은 73표를 얻는데 그쳤다. 니로 EV 역시 265표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149표, 24위)을 크게 앞섰다.
수입차에서도 람보르기니 우루스가 409표로 9위인데 반해, 롤스로이스 컬리넌은 112표로 29위였다. 고성능 세단의 경쟁자인 BMW M5는 344표의 높은 득표수를 기록하며 11위를 차지했지만, 메르세데스-벤츠 AMG E63은 110표로 30위에 머물렀다.

‘내 손으로 직접 뽑는 2018 올해의 자동차’의 보다 자세한 결과는 ‘1boon(https://1boon.kakao.com/car/2018_bestca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전승용

